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5-01-05 22:29:47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은 당시 작전 지시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분석할 핵심 기관으로 국정원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이 계엄 선포 전부터 정치인 체포와 선관위 서버 분석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계획됐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 전 장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위한 국무회의에 앞서 오후 8시 22분쯤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1~2시간 후에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으니 전화기를 잘 들고 대기하고 있어라"고 지시했다.
윤석열은 이날 오후 10시 25분쯤 계엄을 선포하고 약 28분 후 홍 전 차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정치인 등을) 싹 다 잡아들여"라며 "대공수사권 줄 테니까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고 말했다.
이후 여 사령관은 홍 전 차장이 전화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정치인들의 소재를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 국정원이 정치인 체포에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전제했던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방첩사는 또 선관위 서버를 분석할 핵심 기관으로도 국정원을 지목했다. 여 사령관은 당시 정성우 방첩사 1처장에게 "건물은 경찰이 확보할 것이고, 우리가 전산실을 통제하고 있으면 국정원, 수사기관 등 민간전문분석팀이 올 것"이라며 "안 되면 우리가 서버를 카피할 수도 있다"고 지시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조태용 국정원장의 행보도 의문점이 남는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 원장은 지난해 3월 말~4월 초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대통령 안가에서 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이었던 김 전 장관과 신원식 당시 국방장관, 여 사령관과 함께 대통령과 식사를 했다. 검찰은 이때 윤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통해 (현 정치상황을) 헤쳐 나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조 원장은 검찰에 "비상계엄 논의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이 계엄 선포 전후 조 원장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조 원장은 비상계엄 당일 오후 9시쯤 대통령실에 도착했다고 검찰에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장관 공소장에는 이날 오후 8시 40분~10시 사이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이 국무회의 전에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계획을 듣고 반대의견을 냈다고 하고 있다. 조 원장이 이들과 함께 늦어도 9시 전후에는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알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공소장에는 국무회의 전후 윤석열이 조 원장에게 계엄과 관련해 어떤 지시를 했는지는 담겨 있지 않아 의문을 남겼다.
앞서 홍 전 차장은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에게 방첩사 협조 지시를 받은 뒤 조 원장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계엄이 계속될 것이니 국정원이 여러 가지 해야 할 일을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보고만 홍 전 차장으로부터 받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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