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6-11-03 08:28:26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와 탄핵 추진을 비판하는 법관들의 글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법부 내부에서도 독립을 주장하기에 앞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는 반론이 나왔다. 개별 재판의 독립과 사법행정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범위를 어디서 나눌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욱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2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여권의 사법부 국정조사·탄핵 추진과 대법관 제청 관련 압박을 비판했다. 내란 세력의 복귀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권한을 잘못 행사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정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 1일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을 비판하고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당시 판단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정치권이 사법부를 압박하는 방식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법관들의 반발은 지난달 30일 성찬용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가 조지 오웰의 소설을 빗대 사법부에 대한 정치권의 개입을 비판한 뒤 이어졌다. 해당 글과 이를 지지하는 댓글은 사법부 독립이 위협받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다만 이를 법관 전체의 입장으로 볼 수는 없다.
박병곤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사법부 독립을 우려하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법원이 왜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먼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란 상황에 대한 사법부의 대응과 지난해 5월 1일 파기환송, 대법관 제청권 행사 등을 돌아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사법부 독립을 책임 면제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반박이 나왔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성 판사의 글을 거론하며, 법관의 독립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수단이며 민주적 통제에서 벗어나게 하는 면죄부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오는 5일 본회의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라고 민주당에 요구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의원총회에서 탄핵보다 국정조사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거론한 조사 사안에는 대법관 후보자 제청과 재제청을 둘러싼 경위, 국정감사 증인선서 거부, 업무추진비와 현금 격려금 집행 의혹 등이 포함됐다. 개별 재판의 결론뿐 아니라 사법행정의 책임을 따지겠다는 사안들이다.
국회가 조사 권한을 행사하는 데에도 법률상 한계는 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계속 중인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감사·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동시에 이 조항이 사법행정의 모든 행위를 국회 조사에서 제외한다고 정한 것은 아니다.
대법관 제청과 예산 집행의 경위를 묻는 조사, 개별 재판의 결론에 영향을 주는 개입은 구분해 다뤄야 한다. 국정조사의 대상과 요구 자료를 어떻게 정할지, 사법부가 제기된 의혹에 어떤 기록과 설명을 내놓을지가 양쪽 모두에 남은 구체적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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