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절벽서' 지문 넣은 시험문제…교사 사직, 경남교육청 “유감”

이현일 기자

hyunillee1016@gmail.com | 2024-09-30 22:18:58

▲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사진=연합뉴스)

 

중학교 사회과목 시험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연상케 하는 지문이 실려 논란이 인 데 대해 경남교육청이 깊은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경남교육청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관내 학교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시험 문항 출제와 그로 인해 학부모님은 물론 도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해당 교사는 학생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가져야 할 전문성과 책무성에 반하는 부적절한 문항을 출제했다”며 “이를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학교에서도 평가관리 과정이 부실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해서는 평가관리 과정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학교에 공문을 시행해 평가관리 전반에 대해 빈틈없이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시험문제를 출제한 교사는 수업과 담임 업무에서 배제된 이후 이날 사직원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교육청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도, 감독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우리 교육청은 평가뿐만 아니라 올바른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강도 높은 책무성을 바탕으로 더 노력해 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중학교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과 학교 학생을 욕하는 내용으로 시험문제를 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2학년 사회과목 2학기 1차 자필 평가 시험에 '사회화의 역할'을 묻는 서술형 지문이 출제됐다. 

 

해당 지문에는 ‘봉하마을에 살던 윤○○는 행방불명돼 10여 년이 지나 동네 뒷산에서 발견됐고, 사회로 돌아온 이후에도 말을 배우지 못해 스스로 뒷산 절벽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봉하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이라고 명시되지 않았지만, 해당 학교와 마을은 27㎞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학생들이 충분히 노 전 대통령을 떠올렸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어진 지문에도 ‘우리 반의 ㅂㅅ’ 등 재학생의 실명을 언급하며 조롱의 대상처럼 묘사해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 같은 일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자 해당 학교는 지난 27일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와 함께 철저한 사립학교 지도 감독,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 교원을 대상으로 한 학교 자체 연수, 학교 평가 컨설팅 등 재발 방지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