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광장’ 다시 모인 시민들… 경호 우려에 이재명 대통령 불참

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5-12-03 22:22:39

▲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응원봉을 들고 있다. 2025.12.3 (사진=연합뉴스)

 

비상계엄 1년을 맞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은 다시 한번 대규모 장외 집회와 맞불 집회가 뒤섞이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초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 참석을 예고했으나, 현장 과열과 경호 우려를 이유로 행사 직전 불참을 결정했다. 현직 대통령의 시민단체 장외 행사 참석 시도는 그 자체로 매우 이례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행사 시작 후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오늘 저녁 7시에 개최되는 시민대행진에 참여하려 했으나, 위해 우려 등 경호 사정으로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전 특별성명 발표 직후 “역사적 현장을 직접 기억하기 위해 시민 한 사람으로 조용히 참석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극우 성향 집회 규모 확대와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자 결정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사당 인근에서는 진보·보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기록기념위원회’가 주도한 시민대행진에는 각종 깃발과 응원봉을 든 시민들이 모여 “내란 청산”을 외쳤다. 지난겨울 은박지를 뒤집어쓰고 대통령 관저 앞에서 밤샘 시위를 이어갔던 이른바 ‘키세스 군단’도 다시 등장해 1년 전 광장의 기억을 되살렸다.

반면 보수 성향 ‘자유민주주의 청년’은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12·3 계몽절 집회’를 열고 “내란은 민주당”, “국회 해산”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맞불을 놓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계엄은 정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2.3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비상계엄 1년을 “헌법수호를 위한 시민과 국회의 투쟁의 날”로 의미를 부여하며 국회 밖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정청래 대표는 “그날 밤 시민들은 무장한 계엄군에 맞섰고, 민주주의를 스스로 지켜냈다”며 “윤석열 파면은 헌법의 적을 헌법으로 제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12월 3일을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하자”며 관련 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계엄 당일 계엄군이 월담하려 했던 지점, 헬기 착륙지 등 국회 주요 장소를 직접 시민에게 안내하는 ‘다크투어’의 해설자로 나섰다. 그는 “지난해 시민과 국회가 함께 민주주의를 지켰다”며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끝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시민과 직접 마주하고 싶어 했으나 예측 불가능한 군중 상황에 대비하기 어려웠다”고 재차 설명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있었던 위해 사건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와 보수의 대규모 장외 행동이 다시 맞선 가운데, ‘12·3 계엄 1년’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파장과 책임 공방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응원봉을 들고 있다. 2025.12.3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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