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소리 "용인갑 국민의힘 공천 '이원모'…김건희 개입 있었다"

이명수 기자와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대화 녹취 공개
KBS 출신 최경영 앵커와 MBC 출신 장인수 기자의 협업 눈길

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4-09-23 21:41:06

▲서울의소리+저널리스트 합동방송 '김건희 공천개입' 편 화면 캡쳐

 

지난 4월 총선에서 청와대 출신 이원모 비서관이 출마한 경기도 용인갑 지역구의 공천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녹취록이 등장했다.

 

23일 인터넷 언론 서울의소리와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는 합동 방송을 통해 '대통령실 5시간 녹취록- 1편 공천개입'을 공개했다.

 

KBS 출신 최경영 기자가 진행하고  MBC 출신 장인수 기자의 리포트는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대통령실 전 선임행정관인 김대남 씨의 5시간 녹취록을 보도했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해 10월 대통령실을 나와 수도권에서 출마를 준비중, 자신의 지역구 공천과 관련하여 김건희 여사가 개입을 했다는 말을 수차례에 걸쳐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에서 언급했다. 

 

그는 "야, 이게 뭐 전부 다 정신 아주 그냥. 그 여사한테 그냥, 어, 그저 이원모 하나 어떻게. 저 국회에 배치 달아주려 해주려고 전 지랄 떨고 있다"면서 "이원모 하면 어떤 사람이야? 여사 문제잖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비서관은 "그거를 지금 그 저기 용인으로 가게끔 치고 있는 거를 바로 이철규가 하고 있다고"라며 "왜냐면 이철규가 그 용산 그 여사를 지금 대변해서 거기서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이제 그렇게 하고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 

 

이명수 기자가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개입, 많이 하고 있네요"라고 하자 김 전 비서관은 "(이원모)  마누라, 그 뭐 윤이 중매 섰던 그 인간 아니야? 윤이 중매 섰잖아. 야, 그것도 모르냐?"라고 놀리듯 면박을 주는 내용도 녹취를 통해 공개됐다. 

 

▲서울의소리 녹취 공개 유튜브 화면 캡쳐

 

김 여사와 해외 순방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은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의 딸 신 모씨의 남편인 이원모 비서관은 애초에 서울 강남을에 출마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여의치 않아 출마지역을 용인갑으로 변경하게 된다. 

 

이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중이던 김 전 행정관은 이를 막기 위해 이명수 기자에게 "공관위원이던 이철규 의원에게 문자나 텔레그램으로 압력을 넣어보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비서관은 이명수 기자에게 글을 하나 보내기도 했다.

 

내용은 "이철규 위원장님, 갑자기 이원모 인사 행정관을 용인갑 지역으로 내려 보낸다는 기사가 떠서 놀라서 올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멈추세요. 이원모가 김여사 사람이라는 걸 아는 분들은 다 알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공관위의 공이 다 날아갑니다. 그뿐만 아니라 김건희 여사까지 도마 위에 올리게 됩니다"라는 것이었다. 

 

김 전 비서관은 "국민의힘 지지자가 썼다는 글로 이 기자도 이런 식으로 김건희 여사의 개인 문제를 자극해 이 공간 위원을 압박하라 지시한 것 "이라고 장인수 기자는 보도했다.

 

하지만, "그러다 여사 눈 밖에 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맞서는 대신 이원모를 수용하는 형태로 방향을 틀었다는 녹취 내용도 공개됐다.

 

김 전 비서관은 "내가 여사 쪽에다가 보험 들여서 내 하나 받아가야 돼. 그지, 그렇지? 다른 데로 오케이, 그렇지? 그 뭐, 어디 뭐 공기업 사장이 됐든, 아니면 뭐 다시 용산을 넣어달라 해서 뭐 용산에 들어가서 다시 비서를 하러 가든지, 보험을 들어야 될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장인수 기자는 "공천을 주는 사람도,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을 챙겨주는 사람도 다 이 여사라고 말하고 있다"며 보도를 이어갔다.

 

▲김 전 비서관의 발언 내용 화면 캡쳐

 

한편, 이명수 기자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김 전 행정관과 약 1년간 통화를 나누었고 용산 대통령실 현직에 있을 때부터 대통령실을 나온 이후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최경영 기자는 "이명수 기자는 김건희 여사와의 7시간 녹취록을 포함해 잘 알려진 인물인데 어떻게 친분을 맺게 됐나"라고 물었고 장인수 기자는 "극우 유튜버들의 용산 대통령실 방문 행사 취재중 연결돼 알게 됐고, 이후 강릉-삼척으로 같은 강원도 출신이라 인연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후 극우 유튜버 관련 보도가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방송되자 자신을 정면으로 비판해준 덕분에 오히려 자신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좋아하는 녹취가 공개됐다.

 

김 전 비서관은 "방송 나가고 아니, 근데 내가 갑작스레 유명해졌어. (이명수) 후배가 나를 공격하면 공격할수록 내가 뜨는 거야. 막말로"라며 즐거워하며 말한 후 두 사람은 더 친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소리 보도 타이틀 화면 캡쳐

 

보도에는 행정관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가 단순히 고향 후배라서 공천에 떨어진 뒤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넋두리 삼아 했는데, 자기네들이 코너에 몰리니까 나와 이명수 간 대화 녹취를 이용해서 뒤통수를 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실명이 알려졌다.

 

이후, 김 전 행정관 측 법률 대리인인 유정화 변호사는 언론 공지를 통해 “금일 오후 김대남 전 행정관은 법률대리인 유정화 변호사를 통해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김 전 행정관은 당시 경선 후보 중 1인에 불과하여, 서울의소리 측이 주장하는 공천 관련 사실들을 알지도 못했고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지도 않았다”며 “어제 서울의소리가 게재한 영상과 오늘 예고영상을 통해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보도하고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을 모욕하는 서울의소리 행태가 다시 한번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녹취 당사자로 알려진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사진=연합뉴스)

 

장인수 기자는 "대통령실에 1년 6개월 동안 근무했던 비서관이 선거판에서 공천이라는 게 굉장히 민감한 권력 다툼이, 파워 게임 아닙니까? 그런데 그 누구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얘기하거나 윤석열 대통령을 얘기하거나 공관 위원들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김건희 여사만 얘기합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11개월 동안 진행된 약 40여차레, 다섯시간 반 동안 나눈 녹취를 다음주 월요일 저녁에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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