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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pnews@gmail.com | 2025-10-25 22:01:05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 오후 6시34분, 참사 당시 첫 119 신고가 접수된 시각에 맞춰 시민추모대회가 시작됐다.
희생자 159명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광장은 묵념과 울음, 기억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 행사에는 참사 유가족과 시민, 외국인 가족 등 수백 명이 모여 3년 전의 비극을 함께 기억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추모사에서 “이태원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공적 책임과 안전망 붕괴가 불러온 참담한 재난”이라며 “진상 규명은 미흡했고 징계는 부실했다. 책임에 상응하는 조치를 계속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야말로 국가의 첫 번째 존재 이유”라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 러시아, 프랑스 등 12개국에서 온 이 가족들은 통역을 통해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어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 총리는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친 뒤 한동안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청년 시민 2명이 무대에 올라 개인정보 공개에 동의한 122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했다. 대형 화면에는 이름과 일러스트, 간단한 소개가 비쳤고, 참석자들은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이어 유가족들은 사진을 들고 묵념하며 참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유가족 송해진 운영위원장은 “159개의 미래가 그날 사라졌다”며 지난 3년을 돌아봤다. 그는 “유가족은 아이 잃은 슬픔뿐 아니라, 참사 책임을 회피하려던 정부와 2차 가해에 맞서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특조위 조사가 시작돼 다행이지만 아직 끝이 아니며, 생존 피해자와 목격자의 증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지난 3년간 겪은 고통을 떠올리며, 시민들의 연대 속에서 슬픔을 나누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외국인 유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무하마드 파라칸트는 정부 초청으로 참여해 감사함을 표했고, 러시아 출신 김옥사나씨 어머니는 딸의 영정을 품고 남편 손을 잡은 채 울먹였다. 이란 자흐라 레자에이씨는 무대에서 정의 실현을 다짐했다.
이날 시민추모대회는 눈물과 침묵, 그리고 연대로 가득했다. 유가족과 시민, 정부가 함께 희생자를 기억하며 광장을 채운 순간, 참사 3년의 아픔이 공유되는 동시에,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의미 있는 장이 되었다.
이번 시민추모대회는 유가족협의회와 행정안전부, 서울시가 공동 주최했으며, 참사 이후 유가족과 정부가 공식 행사에서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과거 윤석열 정부가 외면해온 것과 달리, 이번 이재명 정부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함께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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