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미국 향해 "부당한 침해 재발 않기를"…'트럼프 정부' 고압적 태도에 강한 경고

李대통령, 美 이민당국 한국인 체포 사태 "부당한 침해" 규정...트럼프 정부 이례적 비판
'국민에게 큰 책임감' 표명하며 관계부처에 "세심한 관리, 제도 개선" 강력 지시
美국토안보장관 "한국인 대다수 퇴거 명령 무시 구금, 추방될 것" 고압적 발언 파문

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09-09 20:49:25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8.15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300여 명 체포 사태에 대해 "부당한 침해"로 규정하며 이례적으로 '트럼프 정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 정부가 대규모 체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한국인 출국 방침을 '추방'으로 고수하는 등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힌 이 대통령은 관계부처에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귀국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사태는 한미 동맹의 근간인 '상호 신뢰와 동맹 정신'에 금이 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양국 간 외교적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 "국민에게 큰 책임감"…'부당한 침해' 미국 정부 성토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300여 명 체포 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갑작스러운 일에 많이 놀라셨을 텐데,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관계부처에 "모든 분이 안전하게 돌아올 때까지 상황을 계속해서 세심하게 관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한미 양국의 동반 발전을 위한 우리 국민과 기업 활동에 부당한 침해가 가해지는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며 미국 정부의 고압적인 태도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 제도 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실질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상호 신뢰와 동맹 정신에 따라 교섭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달라"고 지시했다.


美 국토안보장관 "대다수 퇴거 명령 무시 구금, 추방될 것" 고압적 발언


이 대통령의 이례적인 강도 높은 비판은 미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장관은 9일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인 근로자 대다수가 퇴거 명령을 무시해 구금됐다"며 "우리는 법을 따르고 있고 그들은 추방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놈 장관은 이번 사태를 "모든 기업이 미국에 올 때 게임의 규칙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도록 하는 훌륭한 기회"라면서, "우리는 미국에 와서 우리 경제에 기여하고 사람들을 고용하고자 하는 모든 기업에 미국 시민을 고용하고, 미국 법을 따르며 올바른 방식으로 일하려 하는 사람들을 데려오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밝혀, 유사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한국 정부의 '자진 출국'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놈 장관의 발언에 직접적인 코멘트는 피하면서도 "한미 양국은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돼 있는 우리 국민 전원을 자진 출국 형태로 가장 빠른 시일 내 귀국시키기 위한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자진 출국'을 통한 조속한 해결을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이재명 정부의 '국민 중심 외교'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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