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 대표 돼도 영부인과 당무 관련 대화는 안할 것"

"사적 통로로 답 주고받았다면 야당이 국정농단이라 했을것"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호남 제주 합동연설회 개최

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4-07-08 20:30:07

▲타운홀 미팅 참석한 한동훈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는 8일 "나는 당 대표가 돼도 영부인과 당무와 관련해서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1월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 관련 사과 의향이 담긴 메시지를 받고도 묵살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공사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는 "나는 당시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고, 그에 따라 큰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공적인 경로'로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압박을 받았던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러면서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후보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을 이야기한 분이 아니지 않나"라며 당시 이 문제에 침묵하던 이들 후보가 자신의 '문자 묵살'을 비판하는 것은 "적반하장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상황에서 (김 여사와) 사적 통로로 답을 주고받았다면, 그 문자가 오픈되면 야당이 국정농단이라고 하지 않았을까"라고도 지적했다.

한 후보는 나·원·윤 후보를 향해 "당 대표가 되면, 영부인이 당무를 물으면 답을 할 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 시절 공천 문제를 가족과 논의했다는 원 후보의 의혹 제기에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나는 공사 구분을 대단히 중시하며 살았다"며 "전형적 구태"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 정도면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그런 일이 있다면 즉시 후보를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전대 선거관리위원회는 합동연설회 직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대표 후보들과 간담회를 하고 전대 과열 상황에 대한 당내 우려 분위기를 전달하고 상호 자제를 촉구했다.

서병수 전대 선관위원장은 특히 '김 여사 문자' 공방에 주의를 요청하면서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연설회 참석한 당대표 후보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혹시 우리 지금 분열하고 있지 않나. 축제의 장이어야 할 전당대회에서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내부 총질하고 있지 않나"라며 "그렇게 당을 망가뜨리면서 이기면 뭐가 남나. 저는 그러지 않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배신자' 프레임에 이어 김 여사 문자 논란 등을 계기로 자신을 공격하는 원희룡 후보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원 후보는 "최고의 팀워크로 당정이 단합하고 국민의 신뢰를 찾아서 국정 지지율을 올려야 한다. 잘못된 것은 밤을 새워서라도 대통령과 토론하고 설득하겠다"며 "최악은 집안싸움이다. 우리끼리 싸우는 동안 국민들에게 버림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팀의 정체성을 익히지 못하고 팀의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당 대표를 맡겨서 실험하기엔 너무 위험하다"며 문자 논란을 계기로 표면화한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불화설'을 문제 삼았다.

 

나경원 후보는 "국민의힘이 못난 모습으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이길 수 있겠나. 우리끼리 싸우고 갈라치고, 줄 세우고 줄 서고, 절대 안 된다"고 한·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사사건건 충돌하는 당 대표, 눈치 보고 끌려다니는 당 대표로는 안 된다"며 "나경원이 대통령 잘하는 것은 팍팍 밀어드리고, 대통령이 민심과 멀어지면 쓴소리 거침없이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상현 후보는 "총선의 궤멸적 참패 이후에도 반성하지 않는 당의 모습에 분노하고, 책임지지 않는 당의 비겁한 행동에 분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민심이 아니라, 민심이 윤심이 되는 국민 정당을 만들겠다"며 "지금이 우리 당이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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