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가족이 尹·김건희 비판 글 올린 사실 나중에 알아”…당무위, 윤리위 송부

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5-12-30 20:30:32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가족들이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해당 게시글들이 한 전 대표 가족 명의와 동일하고, 소수의 아이피(IP)에서 집중 작성된 정황을 확인했다며 ‘여론 조작 의혹’을 공식화했다.

한 전 대표는 30일 SBS 라디오 <주영진의 뉴스직격>에 출연해 “당시 당원게시판에 제 가족과 저를 향한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 넘쳐났고, 가족들이 익명성이 보장된 게시판에 윤석열과 김건희를 비판하는 사설·칼럼을 올렸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비난할 대상이 있다면 가족이 아니라 저”라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도 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본인이 직접 글을 작성하거나 해당 계정에 가입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것처럼 발표한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동일 아이피 사용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 권고 결정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5.12.16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문제 계정들이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동일하고 게시글의 87.6%가 단 2개의 아이피에서 작성됐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무감사위는 해당 행위를 “비정상적인 여론 조작 정황”으로 규정하고, 조사 결과를 중앙윤리위원회에 송부했다.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동명이인이 아닌 실제 가족 관계에 있는 동일 그룹이 조직적으로 게시판을 이용했다”며 “당원 규정과 윤리 규칙을 중대하게 위반했고, 당의 정상적인 여론 수렴 기능을 마비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안을 과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비교하며, 경우에 따라 더 심각한 사안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한 전 대표는 당무감사위의 ‘관리 책임’ 지적에 대해 “금품 수수나 갑질과 같은 사안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고, 윤석열·김건희 비판 글 자체도 “잘못된 내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당대표 시절 본인과 가족이 연루된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나 협조 없이 조사 자체를 회피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는 시각도 나온다.

당무감사위는 한 전 대표가 현재 일반 당원 신분이라는 점을 들어 징계 수위는 정하지 않았고, 판단은 중앙윤리위원회로 넘어갔다. 다만 윤리위원장 자리가 현재 공석이어서 실제 징계 논의가 언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윤석열 부부를 둘러싼 당내 비판을 ‘여론 조작’ 문제로 확대한 이번 사안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여전히 윤석열 책임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두고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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