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새 남북 3대 전략’ 발표…연락채널 복구·핵 없는 한반도·공동성장 제시 [전문]

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5-12-02 19:25:04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장인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통 출범식에서 의장연설을 하고 있다. 2025.12.2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회의에서 “남북이 대결과 적대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공존하며 공동 성장하는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대북 정책의 핵심 방향을 ▲대결·적대관계 종식 ▲평화 공존 ▲남북 공동성장 등 3대 축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전쟁 걱정이 없는 한반도를 위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요구하는 ‘비핵화 용어 배제’ 상황을 고려한 듯 ‘비핵화’라는 직접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원칙인 ‘평화 공존’과 관련해서는 “7년째 중단된 남북 대화를 되살리는 것이 출발점이며, 남북 연락채널 복구를 북측에 공식 제안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화 단절과 북측의 ‘적대적 두 국가관계’ 선언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대화 복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는 ‘공동 성장’을 제시하며, 적대와 갈등이 만들어낸 분단 비용을 평화 기반 성장 동력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환경, 재난안전, 보건의료 등 남북 간 상호 수요가 큰 영역에서 교류 협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분단 리스크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꿔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통일의 원칙도 재확인했다. 그는 “수십 년, 수백 년, 수천 년이 걸리더라도 통일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평화적 방식이어야 한다”며 “한쪽이 한쪽을 흡수하거나 억압하는 방식은 통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만이 평화통일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연설 중에는 과거 보수 정부의 ‘북풍 정치’와 계엄 시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일부 정치세력이 분단을 빌미로 민주주의를 억압했고 급기야 계엄을 위해 전쟁을 유도하는 시도까지 했다”며 “전쟁 종식과 분단 극복은 민주주의 완성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군사력 5위권의 강국이며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충분한 억지력을 갖고 있다”며 “유독 남북문제에서만 과거에 묶여 있을 수는 없다. 전쟁 걱정 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공동 성장하는 미래를 위해 국민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의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 회의 기념사 전문.

 


남북 간 긴급히 소통할 일이 있어도 연락 채널마저 모두 단절되어 있는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상황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놓인 시대적 과제는 남북 간 적대와 대결을 종식하고, 평화 공존의 새로운 남북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비록 지금은 대화와 협력이 단절되어 있지만 우리가 진정성을 가지고 먼저 손을 내밀어 인내심 있게 노력해 나가면 북측의 태도 역시 변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적대로 인한 분단 비용을 평화에 기반한 성장 동력으로 바꿔낼 수 있다면 '코리아 리스크'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데 여러분 동의하십니까.

평화는 성장의 다른 말이자, 번영의 동력입니다. 평화가 경제이고 평화가 밥이고 평화가 민생이고 평화가 바로 실용입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를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이 남북 모두에게 최고의 선택이자 가장 확실한 안보 맞습니까

위대한 대한국민이 함께 만든 국민주권 정부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대결과 적대에서 벗어나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공동 성장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우선, 전쟁 걱정 없는 한반도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무려 72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러나 한반도는 잠시 전쟁을 멈춘 것일 뿐 아직 평화는 안정적으로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불안정한 평화는 불안한 미래를 잉태합니다. 안정된 미래를 위해서는 평화를 공고히 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우리 국민주권 정부는 출범 이후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취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대결의 최전선인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전쟁 상태를 종식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추구하며 공고한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북측처럼 국제사회의 엄청난 제재를 감수하며 핵무장을 시도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입니까. 우리의 핵무장은 핵 없는 평화적 한반도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인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미 공조를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애쓸 것입니다. '페이스 메이커'로서 북미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관련국들과의 협의에 나설 것입니다.

다음으로, '평화 공존'의 새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지난날 남북 간 합의가 이행되지 못하고 대결의 기운이 높아졌던 것은 유감입니다. 남북대화 복원은 평화 공존의 미래를 열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모든 문제는 대화로 얼마든지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만나서 마주하지 않으면 오해가 쌓이고, 오해가 쌓이면 불신이 생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불신의 벽이 높아집니다.

7년째 중단된 남북대화를 되살리는 것부터가 평화 공존의 새로운 남북 관계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우발적 군사 충돌 방지부터 분단으로 인한 인간적 고통 해소, 나아가 남북 간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만남을 시작해야 합니다.

허심탄회한 대화 재개를 위해 우선적으로 남북 간 연락 채널 복구를 제안합니다.

아울러 남과 북의 '공동 성장'을 위한 협력도 추진해 가겠습니다

평화롭게 공존하는 토대 위에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살피고,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간다면 공동 성장의 길도 활짝 열릴 것입니다.

일방적인 지원이나 어느 한쪽의 양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을 찾아서 평화와 경제가 선순환하고 남북이 공동 성장하는 길을 적극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기후환경, 재난 안전, 보건의료 등 세계적 관심사이자 남북 공동의 수요가 큰 교류 협력사업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민주평통 자문위원 여러분!

대한민국은 작지만 큰 나라입니다. 세계 경제력 10위권의 경제 강국, 군사력 5위권의 군사 강국, 그리고 막강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든든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K-컬처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문화강국이자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향해 달려가는 첨단기술 강국 우리 대한민국이 유독 남북문제에 있어서만 이렇게 과거에 사로잡혀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적대와 대결의 과거를 끝내고, 전쟁 걱정 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공동 성장하는 세상을 위해 우리 위대한 대한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그 과정에서 바로 이 자리에 함께하신 민주평통 자문위원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들께서 일상적으로 국민과 대화하고 경청하며 의장인 저에게 좋은 정책을 수시로 제안해 주시길 바랍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이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숙의하고 토론하는 사회적 대화 체계를 지속적으로 촉진하고 지원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주권 정부다운 정책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전국 방방곡곡, 전 세계 오대양 육대주에서 우리 국민들, 우리 동포들과 함께 평화와 희망으로 충만한 더 나은 내일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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