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파
ljw7673@hanmail.net | 2021-11-03 19:23:04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청부고발 사주에 관여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직접 전달한 여권인사에 대한 검찰 고발장이 제보자 조성은 씨와의 녹취록에서 드러난 상황에도 이날 취재진에게 “실체가 없다. 기억 나지 않는다”라며 “공수처는 윤석열 수사처”라고 말하면서 윤 전 총장의 연루설을 부인했다.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김 의원은 "공수처가 윤석열 수사처가 될 것이란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실제 그렇게 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지시했다거나 협의했다는 내용이 녹취록에 전혀 없다. 이름이 언급됐다고 배후라면 (통화에서 언급된) 최강욱과 황희석은 왜 배후가 아니냐”라며 “고발사주란 실체가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19일 '한겨레' 'MBC' 등 일부 매체가 입수한 ‘김웅-조성은 전화통화 전문 녹취록’을 보면, 김 의원은 지난해 4월3일 오전 조씨와 통화하며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지검이) 아니면 위험하대요”라고 고발장 접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당부하며 검찰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다.
이어 "당신의 검찰은 권력을 쥐면 이 사건을 뭉갠다는 확신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이쪽에서는 경험많은 사람으로 조언하자면 범죄자는 가더라. 감방에. 늦게가나 일찍가나의 차이일 뿐이고"라며 "뉘우치면 모르겠지만, 체포동의서가 꼭 제출되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게 왔던 페이스북 캡쳐자료는 매우 특정성이 있다"라며 "좋아요 숫자나 캡쳐 시간, 그리고 가로에 들어가는 글자량,이라던지 이 특정성 있는, 미접수된 증거물들이 같은 피고소인, 다른 사건에서 검찰 측 증거로 제시가 된다. 증거 돌려막기가 있었던 정황으로 곧 또 내용들을 공개할 생각"이라고 예고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누군가의 지시 없이 한 명의 검사가 단독으로 저지른 일로 보기 어렵다"라며 "그 배후는, 검찰 권력을 사유화하고 남용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던 윤 전 총장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공수처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몸통과 배후를 밝혀야 한다"라며 "이른바 ‘윤석열 사단’의 조직적인 선거개입 시도를 뒷받침할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차고 넘친다"라고 강조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손준성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모른다’ ‘기억 안 난다’는 수준 떨어지는 거짓말로 수사기관과 국민을 기망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오는 5일까지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손 검사가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받으러 출석한 것과 관련해 “법꾸라지처럼 수차례 미루고 피하다가 이제야 피의자 조사를 받는다. ‘우병우 시즌2’가 재연되지 않도록 조사를 촉구한다”라고 공수처에 당부했다.
공수처, 조성은·김웅 '폭파 대화방' 복구..최초 전송자 '손준성' 특정
한편 공수처가 고발사주와 관련해 제보자 조성은 씨가 '폭파했다'고 했던 김웅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복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화방 파일 정보를 토대로 김 의원이 보낸 판결문과 고발장 사진을 최초로 전송한 인물이 손준성 검사라는 점도 파악했다.
지난 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공수처는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지난해 4월 3일 김 의원과 조 씨의 원 대화방을 복원하고 김 의원이 보낸 자료들의 출처를 추적했다. 그 결과 같은 날 오전 6시 59분에서 7시 18분 사이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손 검사가 지모 씨의 페이스북 캡쳐 사진 등을 텔레그램으로 누군가에게 처음 전송한 점을 확인했다.
또 같은 날 오전 10시 26분에서 오전 10시 28분 지씨에 대한 판결문을, 오후 3시 20분경에는 1차 고발장을 촬영한 사진을 보낸 점도 확인했다. 조씨가 김 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찍힌 '손준성 보냄'이 조작되지 않았고, 손 검사가 이 메세지를 최초로 보낸 게 맞다는 거다.
앞서 법원에서 손준성 검사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자마자 윤 전 총장은 '여당의 정치공작, 공작 전환'이란 근거 없는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이에 민주당은 "정치공작을 대체 누가 했는지 유체이탈 화법이 참으로 뻔뻔스럽기 그지없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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