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박사
codesss@naver.com | 2026-05-17 09:00:54
한 주 내내 국민배당금에 대한 색깔론 공세가 이어졌다. 정당한 정책 토론은 없고 낡은 이데올로기 프레임 씌우기만 횡행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SNS에 올린 글 가운데 ‘(가칭) 국민배당금—새로운 사회계약’이라는 대목에서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의당 고민해야 할 설계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초과이익의 일부를 현세대의 사회 안정성과 전환 비용 완화에 사용하는 것 역시 단순한 분배가 아니라 체제 유지 비용의 성격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SNS에 “드디어 공산당 본색이 드러났다. 국민배당금이란다”라며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정부가 강제로 뺏어서 나눠주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는 본질과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다. 더구나 초과 이익을 국민에게 직접 분배하는 것으로 모는 얼토당토않은 프레임도 있었다. 이런 황당한 몰아가기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 역시 “초과 세수에 대한 사회적 환원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자본주의 중심 국가라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더 진보적인 사례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칩스법(CHIPS Act)과 AEF펀드 구상이다. 하나씩 살펴보면서 국민배당금 논의의 방향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2022년 8월 ‘반도체·과학법(The Chips and Science Act)’을 제정했다. 그런데 2023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칩스법을 두고 일부에서는 “사회주의 산업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프랑스식 산업 정책”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이해가 아니었다.
칩스법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예상보다 많은 이익을 거둘 경우 미국 정부와 이를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른바 ‘업사이드 셰어링(upside sharing)’이다.
1억5000만 달러 이상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초과 수익을 거두면 정부와 수익을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몰수가 아니라 정부 지원금에 대한 사회적 환원 개념에 가깝다.
또한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일정 기간 자사주 매입 제한, 과도한 배당 제한 등의 조건도 적용받는다. 공장 노동자의 복지와 보육 문제, 소수자와 참전용사 고용 문제까지 포함됐다.
원래 칩스법은 미국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이지만, 동시에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전략도 담겨 있었기에 우리나라 역시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 390억 달러,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 지원 110억 달러 등 총 527억 달러 규모 지원책이다. 특히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 기업에는 25% 세액공제 혜택도 제공했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조차 이후 칩스법을 손보면서 “국민의 몫” 개념을 더 강화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칩스법은 수천억 달러 낭비”라고 비판했지만, 오히려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정부 지분 참여까지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인텔 지분 10% 확보 논의가 있었다.
2025년 8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정부 보조금 지급 대가로 지분을 받는 것이 맞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그는 “단순히 무상 지원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며 “납세자에게 합리적인 수익을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샘 올트먼이 제안했던 AEF(American Equity Fund)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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