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미 기자
hwangyunmi552@gmail.com | 2024-02-04 18:44:31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 참모로, 또 각료로 함께 했던 이들 중 무려 34명이 공천 신청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국민의힘이 공개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공천신청자 현황'을 보면, 윤의 참모들은 당 현역의원들과 맞붙는 지역도 많고 윤석열 정부 장차관이 지역구 경쟁자로 나선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인 박진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서울로 옮기면서 비어 있는 부산 해운대갑을 선택했다.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은 김영식 의원의 경북 구미을,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은 서병수 의원이 현역인 부산 진갑에 출사표를 냈다.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경기 안산상록갑) 정도를 제외하면 비서관급 이상 인사 대부분이 국민의힘 현역의원이 자리 잡고 있는 '양지'를 택하며 저격수로 나섰다.
반면 비례대표 등 현역의원 일부는 '험지 출마'를 통해 명분 쌓기에 나섰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차관급)은 나란히 부산 중·영도에 공천을 신청했다. 중·영도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이 현역인 곳이다.
이곳은 김무성 전 대표가 출마를 위해 공천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방식으로 교통정리가 될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반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서울 영등포을),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충남 천안을),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충남 천안갑) 등은 국민의힘이 패했던 지역구에서 의석 탈환을 노린다.
행정관급으로 내려가면 '용산 대 현역의원' 전선이 더욱 넓어진다.
김영삼 전 대통령 손자인 김인규 전 행정관은 부산 서동에서 안병길 의원과, 정호윤 전 공직기강팀장은 부산 사하을에서 조경태 의원과 경쟁한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줄줄이 맞대결을 예고돼 있다. 대구 서구(김상훈 의원·성은경 전 행정관), 경북 포항 북구(김정재 의원·이부형 전 행정관), 포항 남·울릉(김병욱 의원·이병훈 전 행정관), 경북 경산(윤두현 의원·조지연 전 행정관) 등 보수 텃밭에서는 윤 정부 출신이 어떤 영향력을 끼칠지 궁금해 진다.
현역의원들도 선택이 갈렸다.
비례대표인 지성호 의원은 서울 서초을에, 조명희 의원은 대구 동구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모두 국민의힘 현역의원이 있는 보수 텃밭이다.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 최승재(비례) 의원은 경기 광명갑에 공천을 신청하며 험지 출마를 택했다.
이 의원과 최 의원은 당초 서울 마포갑 출마를 준비해 왔는데, 조정훈(비례) 의원 등과의 당내 경쟁이 치열해지자 방향을 틀었다. 두 지역 모두 국민의힘 '3연패' 지역으로 공천관리위원회 판단에 따라 우선공천도 가능하다.
한편,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 신청자는 총 858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3.55대 1, 가장 경쟁률이 높은 경기도 하남은 11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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