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119 뭐했나' 사고 전날 "제방 무너질 것 같다" 신고

충북소방, '물난리 날 것 같다' 신고자 우려에도 "구청에 한 번 전화 해보시겠나"

이현일 기자

hyunillee1016@gmail.com | 2023-07-27 18:41:00

▲오송 지하차도 추가 실종자 수습 장면 (사진=연합뉴스)

 

오송 지하차도 사고 전날인 지난 14일 오후 5시 21분, 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한 남성이 "재해예방 신고가 가능한가"라며 신고 전화를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신고자는 "미호천 제방이 무너질 것 같다"고 119에 신고하면서 "미호천 교량 공사를 하고 있는데 기존 둑을 허물고 교각 공사를 했다. 교각 공사 밑에 임시로 흙을 성토해 놨는데, 차수막이나 이런 것을 안 대 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가 허물어지면 여기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것 같다. 상류에서 지금 비가 안 오면 괜찮아도, 비가 오면 그럴 것 같다"고 지역을 잘 알고 있기에 위험을 소상히 알리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러면서 "어디에다가 신고할지를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나'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고를 들은 119상황실 근무자는 "그렇게 되면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한다"면서도 "지금 출동 인력들이 다 지금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서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다"고 답했다.

 

사고 전날 119에 신고가 이루어졌지만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점이 확인되는 부분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119 종합상황실 신고접수 녹취록을 통해 알려진 것으로 이 직원은 신고자에게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를 해보시겠나"라고 책임을 떠 넘겼다다.

국무조정실은 119상황실 근무자가 신고받은 뒤에 지자체에 직접 연락하지 않았고, 이런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했고 신고 내용을 다음 시간대 근무자들에게전달하지 않아 필요한 조치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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