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밝혀...나머지도 교내 다른 장소로

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3-08-31 17:12:24

▲육사에 세워진 독립전쟁 5인의 흉상 (사진=육군)

 

지난 24일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진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이 철거될 것이라는 시사타파뉴스의 단독보도 이후, 결국 육사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학교 밖으로 옮긴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또 나머지 흉상들도 교내 다른 곳으로 재배치하며 5인 흉상이 이전한 자리는 빈 공간으로 둘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31일 육사는 "홍범도 장군 흉상은 육사의 정체성과 독립투사로서의 예우를 동시에 고려해 육사 외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이전하고, 홍 장군 외 5위의 흉상은 육사 교정 내 적절한 장소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사항은 육사 내 '기념물 종합계획'이 완료되는 대로 시행할 계획"이라며 "기념물 재정비는 육사 졸업생과 육사 교직원 등의 의견을 들어 육사의 설립 목적과 교육목표에 부합되게 육군사관학교장 책임하에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육사의 종합강의동 '충무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설치돼 있으며, 충무관 내부에는 대한제국 군대해산에 항의하며 자결한 박승환 참령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2022∼2023년 육사 요람은 충무관 앞 5인의 흉상을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으로 지칭하고 있다.

당시 육사는 '독립군·광복군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선양하고 육군과 육사의 역사적 뿌리를 잇기 위해 2018년 3월 1일 생도 교육의 전당인 충무관 앞에 장병들이 사용한 실탄 5만발의 탄피 300kg을 녹여 설치하였다'고 소개했다.
 

▲국방부 앞 홍범도 흉상 (사진=연합뉴스)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을 치운 자리에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이나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육군 관계자는 "충무관 앞은 빈 공간으로 두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의 외부 이전 장소로는 독립기념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독립기념관을 관할하는 국가보훈부는 "국방부나 육군사관학교 측과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육사 내 홍 장군 흉상을 외부로 이전하기로 한 만큼 국방부 청사 앞 홍 장군 흉상도 이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나, 국방부는 "필요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 청사 앞 흉상은 1998년 설치된 후 25년간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던 데다, 생도 교육의 요람인 육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운 만큼 국방부 청사의 흉상을 이전하기에는 다소 논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권의 판단에 따라 독립전쟁 영웅이 공산당으로 몰리는 어처구니 없는 현 상황과 관련하여 야권은 물론 학계와 일부 여권에서도 '이전 백지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지만 본지 보도 후 불과 일주일만에 이전 공식 발표가 나왔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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