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왜 깡패 소굴처럼 변했나…좌파? 우파? 정당의 본질을 묻다 [김용택 칼럼]

우리도 이제 정당의 정체성을 밝혀야...국감장에서 추태를 보면 진보도 보수도 없다.

김용택 위원

sstpnews@gmail.com | 2025-11-09 09:00:16

▲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설전으로 정회된 직후 이른바 '배치기'를 하며 충돌하고 있다. 2025.11.6 (사진=연합뉴스)

 

“찌질한 놈아”, “이 한심한 XX”, “고성과 막말, 색깔론까지 난무”, “조용히 해”, “왜 지X이야”, “내란이 지X이지”, "한주먹 거리"… ‘니가 뭔데 나가라 마라 하느냐’ 등 입에 담지 못할 고성과 욕설, 비방이 오가는 낯뜨거운 장면이 연출됐다.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들의 주먹다짐 현장이다. 국정감사장이 아니었다면 시정잡배나 깡패들의 패거리 싸움장이라고 착각할 정도다.

정당(政黨)이란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여 정권을 획득하고, 그 과정에서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동일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조직한 단체를 말한다. 정당은 선거를 통해 공직자를 배출하고,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며, 민주 정치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조직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여야 정당의 정치형태를 보면, 국민의 다양한 이익을 대변하고, 여론을 수렴하여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체인지 의구심이 든다.

정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025년 11월 최신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볼 때, 현재 대한민국에 정식으로 등록된 정당의 총 개수는 약 60개 전후이다. 원내 정당은 현재(2025년 11월) 국회 의석을 가진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진보당 등 주요 6개 정당이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포용, 평화, 공정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중도개혁 정당으로 내세우고 있고, 국민의힘은 자유, 공정, 공화, 민생, 안보 등을 5대 강령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이들이 내세운 정치강령과는 거리가 멀다. 

 

정체성을 통해 보면 더불어민주당보다는 조국혁신당이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국민의힘은 많은 국민들로부터 내란 공범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2025.10.16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에 보수와 진보 정당이 있는가

정당의 정체성을 말할 때, 국민의힘을 보수라고 하고, 더불어민주당을 진보, 정의당을 좌파라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맞는 분석일까? 어떤 정당이 진보인지 보수인지는 그 정당의 정치강령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정당이나 언론이 사실은 극우에 가까우면서도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 보수니 우파로 위장하고 있고, 좌파에 가까우면서 진보로 위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정치성향도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보수=우파’, ‘진보=좌파’...?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 혹은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국어사전을 보면, 보수란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보다 옛것을 지키고 전통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의미로, 진보란 ‘변화와 발전을 통한 현 상태보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이렇게 해석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이나 언론을 보수니 진보라고 분석하는 것은 정확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없다. 

 

▲ 좌파와 우파의 기원 — 프랑스 혁명 국민의회. 의장석을 기준으로 왼쪽엔 혁명과 공화정을 지지한 급진파, 오른쪽엔 왕정을 옹호한 보수파가 앉았다. 오늘날 ‘좌파’와 ‘우파’라는 개념은 이 자리 배치에서 비롯되었다. (이미지=AI)


자유와 평등이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핵심 가치


정당의 정체성을 말할 때 ‘좌파’니 ‘중도 보수 우파’ 혹은 ‘진보’로 분석하는 것은 명확한 개념으로 보기 어렵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이나 언론 혹은 시민단체들까지도 좌파와 우파 혹은 좌익, 우익이라는 표현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정당성이 없는 정권이 ‘좌파=매국=분단’, ‘우파=애국=통일’이라는 프레임을 국민들의 뇌리 속에 못이 박히도록 의식화시켜놓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좌파니 우파란 프랑스 혁명 당시 국민의회에서 의장석에서 절대왕정에 반대하며 혁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수립하려는 급진파가 왼쪽에, 오른쪽에 앉은 사람들은 왕정체제를 유지하려는 보수파가 앉아 있어, 공화파를 좌파, 왕정파를 우파로 지칭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보수니 진보, 좌파니 우파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좌파는 평등이라는 가치를, 보수는 자유라는 가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자유 000당’이니 자유라는 이름이 붙은 정당이나 단체는 우파에 가깝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우파는 경쟁, 효율을, 좌파는 분배나 복지 정책을 강조한다. 사유재산과 이윤 추구를 인정하고, 생산과 분배에 관한 결정은 정부가 아닌 시장에 맡길 것을 주장한 세력을 우파,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자본주의의 폐단에 저항하며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세력을 좌파로 분류하게 된 것이다.

왜 좌파들이 주장하는 ‘평등’, ‘복지’, ‘약자 배려’라는 가치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요,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기독교나 불교의 이상적인 가치도 그렇고,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가치관도 평등이라는 가치를 우선적인 가치로 본다. 

 

그런데 왜 좌파들은 자신들에게 좌파니 빨갱이라는 딱지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까? 그것은 역사적으로 독재정권, 유신정권, 군사정권이 자신들의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바로 분단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북한=좌익(좌파)=빨갱이=악마’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 유엔 세계평화지도 작가로 유명한 한한국 평화작가가 26일 국회 의원회관 3층 중앙홀에서 열린 `한글로 세계평화를 그리다!'라는 주제의 ‘2016세계평화특별전’개막식에서 참석인사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한국 작가가 23년 동안 가로·세로 1㎝ 한글로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며 그린 약 60여 점의 다양한 한글 평화,통일,희망지도와 희망대한민국, 여주도자기로 빚은 세계평화 도자기(도자기 모양은 한글 창제원리인 천·지·인 형상화)를 함께 전시한다. 한 작가는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세종대왕의 창조적인 한글을 바탕으로 현재 UN본부 22개국에 소장되어 있는 ‘세계평화지도’를 창작해 지구상 분단국가 한국의 평화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2016.1.26 (사진=연합뉴스)
분단체제라는 말과 정치 현실...분단 좋아하는 세력 누구?

분단체제라는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정당이나 언론, 시민단체들의 정체성을 보수니 진보, 좌익, 우익으로 표현하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보다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분단체제 유지 세력’인가, 아니면 ‘통일 지향 세력’인가의 차이 정도다.

분단을 좋아하는 세력들이 누구인가. 

이들이 분단체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세력 혹은 그 아류들이다. 

 

▲ 10일 국회앞 윤석열 탄핵 촉구 촛불집회
촛불혁명이 왜 어려운지, 우리나라 역대 우익정권이 국정교과서 혹은 우민화 교육으로 반공교육, 반통일교육으로 국민들을 마취시켜놓았기 때문이다. 거대한 분단의 벽, 반공의 프레임에 갇혀 통일이 살길이라고 주장하는 양심적 정치인, 지식인, 교육자, 종교인, 시민단체들이 설 곳이 없다.

왜 민족교육을 하자는 전교조가, 노동자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행복추구권을 주장하는 민주노총이, 정의당이… 왜 소외받고 빨갱이가 되어야 하는지 알만하지 않은가? 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왔는지 알만하지 않은가?

 

통일이 살길이라는 상식이 무너지고, 분단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반통일 매국 세력이 애국자가 되는 나라에, 민주주의와 주권자가 설 곳이 없다. 혁명을 부정하는 세력, 헌법을 무시하는 세력들이 사는 나라에서 어떻게 정의를 말할 수 있겠는가.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