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위원
sstpnews@gmail.com | 2025-08-31 13:00:46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지난 7월 학부모 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학부모의 90%가 고교학점제 운영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학생의 61%, 학부모의 93%는 “고등학교 시기에 진로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이르다”고 응답했다. 또한 학생 절반과 학부모 대다수는 과목 선택 기준을 ‘진로’가 아니라 ‘내신 등급을 받기 쉬운 과목’이라고 답했다.
2017년부터 추진된 고교학점제는 올해 전면 시행되었다. 교육부는 ‘맞춤형 교육 실현’, ‘미래 역량 강화’, ‘잠자는 교실을 깨운다’는 그럴듯한 구호를 내세우며 고등학교 교육 혁신을 홍보했다. 그러나 한 학기가 지난 지금, 학교 현장은 극심한 혼란 속에 있다. 교사들은 지원 부족으로 수업과 행정 업무에 매몰되어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고, 학생들은 진로 선택 강요와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며, 학부모들 또한 깊은 불안에 빠져 있다.
고교학점제란 무엇인가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에서 학점제를 운영하는 제도로,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방식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논란 속에서도 도입을 강행해 2023년 전면 도입을 확정했으며, 2025학년도 입학생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문재인은 이미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고교학점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당시에는 낙선으로 무산되었지만, 2017년 대선에서 다시 당선되면서 고교학점제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충분히 진로를 탐색하기도 전에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과목 선택을 강요받게 만들었다. 또한 지역과 학교 규모, 입시 유불리에 따라 학생들의 선택권은 크게 제한된다. “실패하면 안 된다”는 압박 속에서 학생들은 살인적인 내신 경쟁과 과도한 이동수업을 겪으며, 친구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가 아닌 경쟁자로 바라보게 되었다.
책임교육을 표방한 최소 성취수준 보장제와 미이수제도 역시 학습 결손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하기보다 책임을 학생과 교사에게 전가하고 있다. 그 결과 고교학점제는 낙인효과를 불러일으키고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며, 막대한 행정력까지 낭비하는 제도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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