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위원
sstpnews@gmail.com | 2024-11-19 12:40:50
‘수험생’, ‘재수생’, ‘반수생’, ‘N수생’.... 수험생 재수생도 모자라 대학을 중도 탈락한 학생이 치르는 ‘반수생’, 반수생도 모자라 원하는 점수를 받을 때까지 수없이 계속 치르는 시험이 N수생이다. N수생이란 자연수 'N'(Number)과 재수생의 합성어로 '(동일 시험에) N번 응시했다'라는 뜻으로 고등학교 3학년 '현역'이 아닌 상태에서 수능을 다시 치르는 시험을 의미한다.
■ ‘자살공화국’도 모자라 ‘시험 공화국’
인구 10만 명당 10.8명꼴로 청소년이 자살하는 나라, 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자살, 2025학년도 수능에는 전년도보다 1만882명 많은 52만2670명이 응시했다. 이중 31.0%인 16만1784명이 N수생이다.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수치로 2004년 18만4317명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런 현실을 두고 최중철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고사 출제위원장은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 적정 난이도의 문항이 고르게 출제됐다”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 2023년 총사교육비, 2022년 대비 1조 1천 억원 증가 (출처=KOSIS)
■ “역대 최대 사교육비 이어 N수생도 최대”
지난 14일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N수생이 21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사태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죽음의 입시경쟁을 철폐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15일 전교조는 논평에서 입시경쟁은 학생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게 하지도, 큰 꿈도 펼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올해 수능은 의대 증원 등의 여파로 재수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사교육비 지출을 기록한 데 이어, 재수생 비율까지 역대 최대를 기록한 현실이 우리 교육의 민낯”이라고 짚었다.
■ 일등 지상주의가 교육목표가 된 학교
일등지상주의가 보편적 가치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초등학교에서부터 학급 일등, 전교 일등이 사실상의 교육목표가 된지 오래다. 전교 1등, 일류고등학교, 일류대학, 일등지상주의는 학교 교육의 목표로 만들고 학부모들까지 합세하고 있다. 일등이 무조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히 국제사회에서 경쟁이란 무시할 수 없는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나라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지상주의는 도를 넘고 있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인류의 역사에서 경쟁이 없던 시대가 존재했다. 중세 시대 서양에서는 경쟁 자체가 ‘악’이라는 생각에서 죄악으로 규정하고 때로는 살인에 처하던 중범죄였다. 하지만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른 지금, 우리 사회는 경쟁 이데올로기가 교육 영역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이념이 된지 오래다. ‘이생망’ ‘헬조선’ ‘N포 세대’... 대한민국은 경쟁지상주의의 천국이자 사교육 공화국으로 경쟁이 마치 성공의 비결처럼 여긴다. 경쟁교육은 야만이다. 교육하는 학교,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려면 암기한 지식으로 사람의 가치까지 줄로 세우는 수학능력고사는 폐지해야 한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