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면에 진술 바뀐 김용현 "내가 다 했다"...충성인가, 공포인가?

헌재, 4차 변론기일서 김용현 증인 신문…尹도 출석
김용현 측, 尹퇴정·가림막 조치 요구했으나 직접 대면
엇갈렸던 진술 포고령·계엄 쪽지'...김용현'직접 작성'주장

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01-23 17:20:45

▲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사진=연합뉴스)


윤석열이 23일 헌법재판소 재판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대면했다. 윤석열과 김 전 장관이 공식석상에서 만난 건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해 수사가 본격화 된 이후 처음이다.

 

앞서 윤석열은 계엄포고령과 이른바 '비상입법기구' 관련 쪽지를 두고 김 전 장관에게 책임을 떠넘긴 바 있다. 검찰 진술에서 주된 책임을 부인했던 김 전 장관은 이날 헌재에선 주요 사안에 대해 자신이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윤석열은 이날 오후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했다.

 

윤석열은 지난 21일 3차 변론기일에 출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오후 1시58분경 붉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재판에 출석했다. 앞서 윤석열은 가능한 헌재의 모든 변론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헌재는 이날 변론기일부터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김 전 장관은 헌재가 소환하는 첫 증인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과 충암고 선후배 관계로, 직접 윤석열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하고 사전 모의하는 등 계엄 사태 '2인자'로 지목돼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2월27일 주요 내란 혐의 피의자 중 처음으로 구속 기소됐다.

증인 신문은 김 전 장관을 증인으로 신청한 윤석열 측이 먼저 주신문을 하고, 국회 측이 반대신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국회 측에서 김 전 장관 증인 신문 때 윤석열이 퇴정하거나 가림막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윤석열과 김 전 장관은 직접 대면했다.
 

▲ 23일 헌법재판소, 윤석열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윤석열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김 전 장관은 수감 중에서도 윤석열의 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윤석열 측과 김 전 장관 측은 계엄포고령 작성 등을 두고 서로 책임을 돌리며 균열을 드러냈다.

윤석열 측은 앞서 "계엄포고령 1호는 김 전 장관이 '군사정권 시절 계엄 예문'을 잘못 베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윤석열의 의사가 주도적으로 반영된 것은 아니란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 측은 당초 "김 전 장관이 초안을 썼지만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검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장관은 검찰 진술에서 "윤 대통령이 포고령 작성 과정에서 관련 법전까지 찾아봤다" 윤석열에게 책임 소재를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증인 신문에 나선 김 전 장관은 윤석열 측의 관련 질문에 "과거 10·26과, 12·12 당시의 포고령을 보고 직접 작성했다"고 사실상 앞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윤석열은 자신이 작성한 포고령에서 통행금지 부분에 대한 삭제를 지시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헌재에선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이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 지시 쪽지도 주요하게 거론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기구를 설치하려는 시도 자체가 국회 입법 기능을 무력화해 국헌을 문란하게 하려 한 목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한 지점으로 꼽혀왔다.

윤석열은 지난 21일 열린 3차 변론기일에서 해당 쪽지에 대해 "저는 그걸 준 적도 없다"며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용현) 국방장관 밖에 없는데 그 때 구속돼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하지만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전날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해 '본인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쪽지를 받은 것이 맞느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맞다. 제가 앉자마자 (대통령이) 건넸다"고 답했다. 쪽지를 전달한 당시 김 전 장관은 합참에 있었단 주장도 나왔다. 윤석열의 주장과 상반된 진술이 나오면서 이 부분 또한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따라서 이날 김 전 장관 측이 쪽지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낼지 주목됐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은 윤석열측의 이날 신문에 자신이 직접 쪽지를 작성했으며 실무자를 통해 최 권한대행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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