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위원
sstpnews@gmail.com | 2024-11-26 22:30:55
필자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국어 교과서에 이런 내용이 실려 있었다.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뜰에 깐 콩깍지 깐 콩깍지인가 안 깐 콩깍지인가”입니다. 아닙니다. “작년 쏫짱싸(솥장수) 헛 쏫짱싸(솥장수)”입니다. “간장 공장 공장장은 장 공장장이고 된장 공장 공장장은 공 공장장”입니다. “저 산에 맨 말뚝이 말 맬만한 말뚝이냐 말 못 맬 말뚝이냐?”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어려운 말을 앞다투어 말했다.
이스라엘 통일국가 시대 있었던 얘기다.
■ 고인 물은 썩는다
고여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다.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 교육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교가 교육을 포기하고 시험문제를 풀이하는 입시준비를 하는 기관으로 바뀌었다면 이걸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교육을 하는 교사도 비판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언론도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는 제대로 말하지 않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교조를 비롯한 일부 지식인들의 비판은 극우세력과 언론의 공세에 제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다.
교육을 바로 세우는 길이란 학교가 교육하는 곳으로 만드는 ‘공교육의 정상화’다. 해방 후 크게 13번 세부적으로는 35번, 평균 1년 2개월마다 입시제도를 바꿨지만 공교육정상화는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열이 나는 환자에게 해열제만 먹이면 낫는가? 합법화라는 개량국면에서 ‘아니오’는 줄어들고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으로 학교가 질식해 가고 있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50만 교육자들이 ‘아니오’라고 할 수 있을 때 우리 교육은 깊은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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