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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pnews@gmail.com | 2025-11-23 15:00:41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문화관 내에 첫 ‘이슬람실’ 상설전시를 신설하고 22일부터 대중에 공개했다. 이번 전시는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과 공동 주최로 마련됐으며,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을 주제로 초기 쿠란 필사본을 포함한 이슬람 문화재 83건이 한 자리에서 소개됐다.
전시는 7세기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해 유럽과 아시아로 확장된 이슬람 문화를 종교 미술, 문화의 포용과 확장, 궁정 문화와 필사본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양피지에 쓰인 초기 쿠란 필사본부터 티무르 제국 시기의 대형 쿠란 필사본까지 이슬람 문자 예술의 발전을 연속적으로 살필 수 있도록 꾸몄다.
전시 공간은 돔 지붕과 팔각형 구조를 적용해 실제 모스크 내부 분위기를 재현했다. 특히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의 대표 공간인 ‘다마스쿠스 귀족의 응접실’을 미디어 아트로 구현해 당시 이슬람 귀족 문화의 품격을 체감할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슬람 문화가 여러 지역의 예술·기술과 만나며 발전한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유리·도자기·금속공예품과 건축 부재도 다채롭게 전시된다. 종교 공간을 장식했던 미흐랍 석판, 모스크 램프, 무굴·사파비 제국의 화려한 카펫 등은 이슬람 장인들의 수준 높은 미감과 장식미를 잘 드러낸다.
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어린이를 위한 ‘아하! 배움공간’, 기하학적 무늬를 조합해볼 수 있는 ‘디지털 체험’, 촉각 체험 코너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 요소도 마련했다. 개관 하루 전인 21일 저녁에는 박물관 유튜브 채널에서 학예연구사가 진행하는 전시 해설 라이브가 열렸으며, 22일 오후에는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의 학예 부관장이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중동을 대표하는 이슬람예술박물관과 협력해 이슬람 미술의 정수를 국내에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관람객들이 지역과 시대를 넘어 확장된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고,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10월 1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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