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09-22 19:49:59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세종대왕의 법철학을 언급하며 “세종대왕은 법을 왕권 강화를 위한 통치 수단이 아닌 백성들의 삶과 권리 보장을 위해 삼았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를 통해 법치와 사법 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법개혁 과정에서 의견 수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최근 여권의 사법개혁 추진과 맞물려 사법부 독립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제기된 사법권 남용 논란과 대선 관련 사건 개입 의혹을 정당화하려는 ‘자기합리화’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즉각 강하게 비판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끝없는 재판 지연과 제 식구 감싸기로 사법 불신을 만든 조 대법원장이 세종대왕의 민본 사상을 거론한 것은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유죄취지 파기환송을 결정한 것과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 등 주요 판결에서 사법부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하며,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사법 개혁 추진이 세종대왕의 민본 사법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전담재판부 설치법은 내란 종식이라는 국민 명령에 따른 법”이라며, 전담재판부 구성을 자초한 책임이 오롯이 조희대 사법부에 있다고 날을 세웠다.
조 대법원장의 이번 발언은 사법부 내부의 대법관 증원, 상고심 제도 개선 논의와 맞물려 사법개혁을 둘러싼 여야 갈등을 한층 고조시키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의 회동설 제기에 대해 고발을 진행하며 장외 공세에 나서고 있어 정치적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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