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수해 골프' 나흘 만에 고개 숙여

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3-07-19 12:18:24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수해 골프’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흘 만에 공식 사과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전국 곳곳에서 수해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주말 골프를 쳐 논란이 되자 ‘잘못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으나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가 시작되자 나흘 만에 입장을 바꿔 고개를 숙였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5일 오전 대구 지역에는 비가 오지 않았고 오전 10시 신천 물놀이장 개장식을 마친 후 11시 30분경부터 한 시간가량 골프를 쳤다고 밝혔다. 그 중간에 비가 와서 그만두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주말 일정이고 재난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한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고개숙인 홍준표 대구시장 (사진=대구시)

 

홍 시장은 처음 자신의 골프가 논란이 되자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며 "골프를 이용해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하는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골프 애호가로 알려진 홍 시장은 공직자들도 스포츠로 골프를 자유롭게 즐길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는데 이번 수해 골프만큼은 '버럭 대응'이 먹히지 않았다. 
 

홍 시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고 해서 내가 무슨 거기에 기죽고 '잘못했다'고 그럴 사람인가. 나는 그런 (부적절한) 처신 한 일이 없다"고 말해 논란을 부추겼다.

홍 시장은 SNS에 "그래도 기차는 간다"고 적었다. '개가 짖어도'라는 말이 생략된 표현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대표는 논란이 불거지자 즉시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그 직후 윤리위가 소집됐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원권 정지 정도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고, 윤리위원들 사이에서도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 "드러난 사실관계만 놓고 보면 부적절한 처신"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 시장의 뒤늦은 사과와 항변이 오는 20일 소집되는 당 윤리위원회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앞서 홍문종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06년 '수해 골프'로 물의를 일으키자 제명당한 바 있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