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일 기자
hyunillee1016@gmail.com | 2024-08-12 16:31:52
이종찬 광복회장이 "대통령실로부터 (정부가) 건국절 제정을 추진할 생각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면서도 "정부가 그런 생각이라면 인사도 철회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인사 철회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12일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을 만나 "공식적인 행동이 있어야 우리가 (정부를) 믿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면담에 배석한 박태서 국회 공보수석에 따르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이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건국절을 추진하지 않을 테니 경축식에 와달라'는 취지로 광복절 경축식 참석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문제의 인사 임명을 철회해달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전언에 따르면 이 회장은 김 관장 임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대통령실에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회장은 김 관장 인선을 문제 삼으며 "정부가 근본적으로 1948년 건국절을 추구하려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광복회는 광복절 행사에 나갈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또 이번 독립기념관장 선출 방식이 잘못됐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회장은 우 의장에게는 정부의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비공개 면담에서 "국회의장은 삼부 요인이자 입법부의 수장인데, 자칫 국가행사에 나가지 않게 되면 정당인으로 취급을 받으며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 공보수석이 전했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이 회장이 직접 참석해 따끔하게 질책하시는 것은 어떻겠나"라고 하자, 이 회장은 "내가 그 자리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하게 되면 내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지며 사태 수습이 어려워진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를 돕는 것"이라고 답했다.
우 의장은 "이 정도 상황이면 정부가 이 회장 말씀을 수용하는 것이 좋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고 박 공보수석은 설명했다.
박 수석은 "우 의장은 국회 안팎의 여러 의견을 청취한 뒤 광복절 경축식 참석 여부에 대해 최종 판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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