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선] 당헌당규 80조 개정, 결국 당원 의견 묵살한 ‘민주’없는 민주당

당원들도 국민인데…본인 입맛에 맞는 국민들만 국민 취급하는 민주당
국민 핑계 대며 노골적으로 이재명 배척하는 여의도 고인물들의 애잔한 발악

시사타파

ljw7673@hanmail.net | 2022-08-17 16:26:55

 

▲ 사진출처/ 연합뉴스

 

 민주당 비대위는 17일 오전 회의를 통해 당헌 80조 제1항을 유지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부정부패 혐의에 연루된 사람이 기소되면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비대위는 80조 3항에 대한 수정안도 같이 의결했다. 3항은 1항에도 불구하고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원회가 달리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수정됐다.

기존에는 ‘윤리위원회’가 판단하여 기소됐을 경우 곧바로 직무 정지가 되어 30일의 공백이 생겼지만 ‘당무위원회’가 판단을 하는 것으로 수정하면서 기소되더라도 공백이 없도록 절충안을 의결한 것이다.

비대위는 ‘역풍’을 우려하며 당헌‧당규 유지를 선택했다. 비겁한 선택이다. 국민이 절반 가까이 반대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야비하게 이재명이라는 특정 후보의 책임으로 돌린 것이다. 국민과 당원들이 원하는 것은 ‘이재명의 민주당’이지 문 대통령을 팔며 아득바득 기득권을 지키려는 ‘기득권의 민주당’이 아니었다.

실제로 KBS가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14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당헌 80조 개정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특정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어 당헌 개정은 안 된다'는 의견이 48.8%로 나타났다. '개정 찬성'은 36.1%, 모름/무응답은 15.2%였다.

또한 뉴스핌이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27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43.6%, 민주당 34.6%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9%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4.6%포인트 떨어졌다.

과연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당헌‧당규 개정 예고에 따른 여파였을까? 당원들의 의견에 눈 감고 귀 막는 여의도 고인 물들의 잘못 때문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것일까?

 


 실제로 민주당 ‘당원 청원시스템’에 올라온 ‘당헌‧당규 개정요청’에 관한 청원은 7만 명이 넘는 당원이 동의했다. 당원 청원시스템으로 민심과 여의도에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이 간절한 외침마저도 ‘극성 팬덤의 의견’으로 치부하는 여의도 나리에게서 태도 개선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이 80%에 가까운 지지를 얻지 않았다면 청원의견을 여전히 ‘소수 지지자’들의 극성으로 몰아갔을 것이 불 보듯이 뻔하다.

 이뿐만 아니라 당대표 토론회에서 박용진 후보는 민주당의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오히려 나서서 프레임을 조장하고 있다. 당헌당규 80조 개정은 ‘이재명 방탄법’이라는 주장을 하는 당대표 후보가 과연 제대로 된 민주당의 후보인지 자질이 의심스럽다. 오로지 이재명만 공격하는 이재명의 저격수. 그러한 갈라치기에 열광하는 극소수의 지지자. 이들의 원래 당적은 ‘국민의 힘’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민주당은 초반에 ‘검찰의 야당탄압’을 막기 위해 당헌당규 개정에 찬성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은 ‘국민 타령’ 하며 입장을 번복했다. 이들에게서 걸핏하면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尹정부의 모습이 보인다. 당원들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모습에 그저 웃음이 날 뿐이다. 오만과 독선의 ‘민주’없는 민주당의 광폭행보는 과연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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