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17일 자택에서 진행된 압수수색 종료 후 차로 향하고 있다. 이날 김건희의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의원의 성동구 자택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2025.12.17 (사진=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자, 국민의힘은 이를 “통일교–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을 덮기 위한 물타기이자 정치적 보복”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17일 논평을 내고 “정치 특검, 민주당 하명 특검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민중기 특검이 최근 불거진 통일교–민주당 게이트를 희석시키기 위해 무리한 강제수사에 나섰다”며 “명백한 권한 남용이자 마지막 발악”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김기현 의원 본인과 배우자는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음에도, 사전 소환 통보조차 없이 압수수색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김기현 의원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이날 김 의원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차량 출입 기록을 보관한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직후 김건희에게 260만 원대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정황을 확인하고, 김 의원을 공범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해당 가방의 결제 대금이 김 의원 계좌에서 빠져나간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건희특검이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기현 의원실과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착수한 17일 국회의원회관 내 김 의원 사무실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025.12.17 (사진=연합뉴스)
앞서 특검은 윤석열 부부의 사저 압수수색 과정에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함께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와줘 감사하다”는 취지의 메모를 확보했다. 특검은 압수한 클러치백 두 개 가운데 하나가 이씨가 전달한 것이라고 특정했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달 입장을 내고 배우자가 김건희에게 가방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예의 차원의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씨 역시 특검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고, 김건희는 조사 과정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건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입당을 유도하고, 그 결과 김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된 뒤 답례성 선물이 전달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전성배씨와 함께 김 의원 당선을 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야당을 향한 정치 수사에 앞서, 여권 인사들의 금품 수수 의혹을 덮은 책임부터 져야 한다”며 특검을 정조준했지만, 특검은 조만간 김 의원을 소환해 본격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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