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3-11-03 15:59:02
실현은 고사하고 말 꺼내는 것도 힘들었던 여당내 바른소리가 인요한 위원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결단하라고 요구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걸로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당초 '2호 제안'의 하나로 검토하겠다고 했던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는 이날 발표에서는 빠졌다.
인 위원장은 "과거엔 국민이 희생하고 정치하는 분들은 많은 이득을 받았는데 이제는 국민에게 모든 걸 돌려주고 정치인이 결단을 내려서 희생하는 새로운 길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위원장이 말한 내용은 지도부와 중진 의원,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에게 '정치적 권고'를 하는 메시지"라며 "혁신위가 공식 의결을 한 건 아니지만,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위원장이 먼저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그러면서 "지도부에서 당의 회생을 바란다면 적절한 답변이 있을 걸로 기대와 예상을 하고 있다"며 "얼마 전 김기현 대표도 적절한 시점에 답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한 부분을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이 구체적 대상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지도부는 '투톱'인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진 의원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선수(選數)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중진 의원은 정치권에서 통상 3선 이상을 가리키는 만큼 현재 당내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영남권 중진들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은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 불려 온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등을 지목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제안은 혁신위를 띄우는 과정에서 나왔을 뿐, 실제로 지도부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격인 상황에서 실제로 총선대책에 반영할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특히나 친윤과 현 지도부가 살아있는 권력을 내려놓고, 검찰 출신 인사를 배제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압박 요소도 없는 상황이라는 점은 정치권에 관심많은 국민들을 위한 '립 서비스'에 불과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인요한 혁신위는 지금까지 2개의 제안을 했다.
첫번째 제안 '대사면'은 당사자들에게 무시당하고, 두번째 제안 '희생'은 실현 가능성이 대단히 낮다는 점에서 인요한 혁신위는 '말잔치'에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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