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4-12-17 15:46:17
▲ 최상목 부총리겸 기재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란’이라는 단어를 두고 격돌했다. 야당이 윤석열의 내란죄 혐의가 확실하다며 이번 사태를 ‘내란 비상계엄’으로 언급하자, 여당은 "아직 내란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속기록에서 이 표현을 삭제하라"고도 했다. 그러자 야당은 "내란을 내란이라고도 못하냐"며 반박했고, 이 과정에서 “조용히 해!” “입 다물어!” 등의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을 대상으로 열린 현안질의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을 향해 “내란 비상계엄에 성공했어도 부총리가 같은 자리에서 경제대통령처럼 경제 정책을 이끄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왜자꾸 내란이라고 하느냐” “내란이라고 하지 말라”며 항의가 쏟아졌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내란 여부에 대해 법적 수사 결론이 나지 않았는데 ‘내란 비상계엄’으로 정의하면서 마치 내란인 것처럼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원장께서는 속기록에서 저 표현을 삭제하도록 해달라”고 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현을 현안질의에서 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면서 “국회에서 내란죄로 예단해서 국민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말은 자제해야 한다. 속기록에서 삭제해달라”고 했다.
야당은 즉각 반박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여당과 야당이 각자 선택하는 용어가 있는데, 왜 하라마라 강제하느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건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당 김영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란을 내란이라고 말도 못 하느냐”고 했고, 진성준 의원은 “내란 동조다.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했다. 그러자 박대출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위원장님 발언 취소시켜요!” “다 삭제해!”라고 맞서며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송언석 위원장은 “오늘은 경제상황에 대한 현안질의를 하는 자리”라며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무엇을 할지 질의를 통해 국민께 알려드리는 게 기재위의 책무”라고 흥분한 의원들을 설득했다.
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도 “경제를 위기에 빠뜨린 비상계엄에 대해 부총리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었는지 국회를 통해 잘 이야기해야 경제사령탑에 대한 신뢰를 그나마 회복할 수 있다”고 의원들을 진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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