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6-10-25 15:41:54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거듭 사과하면서도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언의 부적절함은 인정하되, 논란의 배경이 된 소방재정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추 지사는 지난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정치적으로 화형을 당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외면한 이 문제에 대해 걸맞은 혁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결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논란 발언 뒤에 숨어서 저를 비난한다고 소방 재정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며 정치권이 소방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 지사가 소방 예산을 두고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표현하면서 시작됐다.
소방관들의 헌신과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 업무를 재정적 부담으로 표현했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추 지사는 해당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사과했다.
추 지사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당시 발언의 배경을 설명하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재정 위기 해결을 위해 재정혁신TF를 꾸렸는데 TF에서 '소방이 가장 큰 부담'이라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과 복지 분야 둘 다 필수 분야인데 재정 문제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를 하소연하다가 표현이 부적절했다”며 “마음속 무게감을 표현한다는 것이 불찰이 돼버렸다. 거듭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추 지사가 설명한 문제의 핵심은 소방 업무 자체가 아니라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현행 재정 구조에 있다.
소방은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필수 공공서비스다. 그러나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인건비와 운영비 등에 대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쉽게 말해 소방관은 국가직 공무원이지만, 소방 조직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의 상당 부분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지출되는 구조다.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소방 예산을 줄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복지나 다른 필수 사업을 포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특히 경기도처럼 인구가 많고 소방 수요가 큰 지역에서는 인력과 장비, 시설 운영에 필요한 재정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추 지사는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수준까지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히 경기도의 예산 부담을 덜자는 차원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필수 서비스의 재정 책임을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承担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재 경기도의 재정 상황도 녹록지 않다.
추 지사는 내년도 예산 편성과 관련해 “여러 방법을 쓰더라도 예년에 비해 가용 재원이 1조원 적다”고 밝혔다.
가용 재원이란 지방정부가 기존의 의무적 지출 등을 제외하고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을 말한다.
이 돈이 줄어들면 소방과 복지, 교통, 주거 등 여러 분야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일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추 지사는 이런 상황에서도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 민생을 중심에 두고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추 지사는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을 포함한 지방세제 구조 개편에 대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재원 확보를 위한 여론도 형성되고 있어 제도 개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소방공무원 인건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과 함께 국세분 법인세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이러한 개편은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중앙정부와 국회의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다.
추 지사가 발언 논란 이후에도 소방재정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개인의 전화위복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이제 정치권이 정말 책임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과 소방재정 제도의 개선 필요성은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방관들의 헌신을 존중하고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원칙과, 그에 필요한 예산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는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추 지사는 이번 인터뷰에서 소방재정 문제뿐 아니라 경기도의 주요 정책 방향도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과 교통 문제 해결, 경기도형 주택 정책, 통합돌봄 정착, 경기 북동부 발전 등을 주요 도정 과제로 제시했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제기된 노동국 축소 논란에 대해서도 “노동의 핵심 의제는 일터 안전”이라며 노동과 산업안전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이 조정되더라도 필요한 업무의 중요성이 낮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 지사는 “개혁의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은 늘 힘들다. 하지만 그 변화는 뒷사람, 다음 세대에게 돌아간다”며 “내 재임 기간 빛이 안 나도 된다. 지금의 길이 경기도를 위한 것이라는 신념으로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소방재정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소방관의 처우를 개선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추 지사가 제안한 국가의 소방 인건비 부담 확대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중앙정부와 국회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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