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도피한 '계엄문건' 조현천, 더는 도망 안친다 보석 요청

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3-06-21 12:29:46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사진=연합뉴스)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이  "보석을 승인해주면 절대 도망하지 않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탄핵 정국 당시 '계엄 문건' 작성을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지난 5년간 미국으로 도피한 바 있다. 

 

21일 정치관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현천(64) 전 기무사(현 국군방첩사령부) 사령관의 보석 심문이 열렸다.


조 전 사령관은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유미 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심문에서 "사령관 재임 시기에 검토됐던 계엄문건으로 인해 부대가 해체됐고 수많은 부대원이 인사 조치당하고 수사와 재판을 받는 등 시련과 고통을 겪어왔다"며 "법적 책임이 있다면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조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은 조 전 사령관이 출국금지돼 해외로 도망할 염려가 없고, 수감 중인 서울 남부구치소가 법원과 멀어 신속한 재판을 위해 석방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 측은 조 전 사령관이 5년간 미국으로 도피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또한 기무사 조직 특성상 선·후배 관계여서 증인이 진술을 번복할 우려가 있으며 현재 석방된 부하와 함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반론했다.

재판부는 다음 주까지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 전 사령관은 2016년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부하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를 연 혐의로 지난 4월14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을 군형법상 정치 관여와 업무상횡령·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일단 재판에 넘긴 뒤 계엄령 문건 의혹을 계속 수사 중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보석 심문이 끝난 뒤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석 판단은 정치관여, 횡령 사건만이 아닌 조 전 사령관이 연루된 사건 전체를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이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지난 16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시절 계엄문건 작성과 관련하여 군·검찰 합동수사단이 수사에 나섰지만, 의혹 핵심인 조 전 사령관이 미국에 머물며 귀국하지 않아,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를 두고 체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봐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초 작성된 '기무사 계엄 문건'은 헌법재판소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기각할 경우, 사회 혼란에 대비해 군이 계엄을 선포하고 국가 주요시설에 군부대를 투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전 사령관은 작년 3월 29일 미국으로 도피한지 5년 3개월만에 귀국하면서 "도주한 게 아니라 귀국을 연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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