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4-09-02 15:14:43
국회가 2일 오후 22대 국회 개원식 겸 9월 정기회 개회식을 개최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개원식은 개원 95일만, 1987년 이후 역대 '최장 지각 국회'인데다가 행정부 수장인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개원식'으로 치러졌다.
우 의장은 개원사를 통해 “갈등하고 대립하는 속에서도 할 일은 하는 것이 정치”라며 “민생·미래 의제가 정쟁 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총력대응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22대 국회 주요 과제로는 △민생 끌어안기 △개헌, 정치, 연금 개혁 등 묵은 과제 해결△기후·인구 위기 등 미래 대응 등 세가지를 제시했다.구체적인 실행책으로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화, 국회기후특위 구성, 인구전담부처 신설 등을 여야에 제안했다.
우 의장은 “이제는 기술이 경제이고 안보인 시대”라며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우주, 에너지 등 첨단 기술 산업에 과감하고 안정적인 예산을 투입해 연구개발(R&D)에 활력을 불어넣고 현장에 기반한 구제 혁신 입법으로 날개를 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냉각된 여야 관계를 반영하듯 윤 대통령은 불참했다. 대통령실의 불참 명분은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하여 우 의장은 정부를 향해 "책임있는 자세, 진전된 자세를 보여달라 요청한다"며 "거듭 강조한다.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국정 운영에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헌에 대해서는 여러 기회에 말씀을 드렸다. 현행 헌법을 만들고 무려 37년이 지났다"며 "그간의 변화를 반영하고, 앞으로 변화해야 할 길을 만들지 못해 현실은 길을 잃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 개헌 논의만 반복하다가 또 제자리에 멈추는 일은 끝내야 한다. 본격적인 대선국면으로 들어서기 전 22대 국회 전반기 2년을 그냥 보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여야 정당에 재차 제안한다. 개헌의 폭과 적용 시기는 열어놓되 개헌 국민투표는 늦어도 내후년 지방선거까지는 하자"며 "정치적 오해에서 벗어나 개헌을 성사시킬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다. 본격적으로 상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께도 다시 한번 개헌 대화를 제안한다'며 "대통령의 결단으로 막힌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공영방송제도 정비도 22대 국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한번 더 합의안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우 의장은 "정부·여당과 야당이 각각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과 방송 4법 입법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큰 충돌이 있었다"며 "정치적 결단으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결과적으로 양측 모두 멈춰 서게 됐다. 법원의 판단과 대통령의 거부권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회 스스로 결정했어야 합니다. 매우 아쉽다"고 했다.
이어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 공익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법안을 만들고 방송을 주인인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면서 "국회가 해야 한다. 여야 정당과 언론 종사자, 언론학자, 시민사회 등이 고루 참여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합의안을 만들어보자. 필요하다면 대화 테이블을 여는 것도 의장이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에 야당은 일제히 공세를 이어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은 국회 상황을 핑계 대는데, 멈춰선 것은 국회가 아닌 국정”이라며 “국회 개원식마저 거부하는 윤 대통령은 '거부왕'의 진면목”이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도 “대통령 국회 개원식 불참은 '대통령 포기 선언'”이라며 “'국회 정상화 우선'이라는 불참 이유는 '참 어이없다'”고 비난했다.
국회는 개원식과 함께 100일간의 정기국회 대장정에도 돌입했다.
예산안 심사부터 각종 입법과제, 국정감사를 두고 여야 대치는 계속될 전망으로 26일 예정된 본회의에서는 여야가 다시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로 돌아온 방송 4법, 노란봉투법,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에 대한 재표결이 본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라 정국은 다시 경색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우 의장은 "제22대 국회는 오늘 임기 첫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뒤늦은 개원식을 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사과의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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