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02-21 15:09:5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비명계 인사인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을 만나 당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의원도 총선 과정에서 악연을 털고 힘을 합치자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박 전 의원과 만나 100분 가량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 통합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가 "힘든 상황인데도 함께 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자, 박 전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의 일들이 저한테는 모진 기억이지만 이렇게 웃는 얼굴로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당 일을 하다 보니까 내 손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저도 더 힘들다. 박 의원이 가슴 아픈 걸 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지금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 속에 박 의원 역할이 있을 거고, 앞으로 더 큰 역할을 같이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을 떨쳐내고 내란 추종 세력의 기득권을 저지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본다"며 "이렇게 자리하자고 연락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는 "대의명분 앞에 사사로운 개인감정이 자리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민주당이 국민들의 요구에 복무하는 대의명분 앞에 모든 걸 다 털고 미래로 나아가고 힘을 합쳐서 승리를 만들어내자"라고도 제안했다.
박 전 의원은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난 총선에서 세 번 경선하고 네 번 배제되는 모진 일을 겪으면서도 탈당하지 않고 지키고 있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만행을 저지하고 합리적 정치 세력이 정권 교체하도록 힘을 보태려고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우리 사회 극우세력이 무리 짓고 거기에 정치세력이 결합하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 박 의원이 할 일이 많다"고 말했고, 박 전 의원은 "당이 힘을 합치고 통합해 나가야 다음에 국민 통합으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배석자 없이 약 1시간 40분가량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는 박 전 의원에게 "공천 과정에서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해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이 오찬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 대표는 "당내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고도 당부했다고도 전해진다.
박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공과 과, 자산과 부채를 승계해 나갔으면 좋겠고, 당내 여러 의견을 경청해 달라"고 말했다고 김성회 대변인은 밝혔다.
비공개 회동 전 이 대표가 말한 박 전 의원의 당내 역할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양측은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야권 통합 차원에서 13일 친문 김경수 전 지사를 만나는 등 비명계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김부겸 전 총리와 만찬이 예정됐으며 27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오찬을 한다.
또 김동연 경기도지사와도 오는 28일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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