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지 못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자 [데스크 칼럼]

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4-01-02 14:29:43

▲이봉규TV 화면 캡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당했다. 

 

지지자로 위장한 채 여러 날 이 대표의 동선에 함께 했던 범인은 총 길이 18cm, 칼날 13cm의 흉기로 이 대표의 목을 찔렀다.

 

여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영상을 보면 그 끔찍함에 치가 떨릴 정도다.

 

점프 하듯이 몸을 날려 이 대표의 목을 찔렀고, 그 후에도 칼을 비틀며 공격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었다. 

 

현장에 있던 류삼영 전 총경을 비롯한 3인에 의해 제압당한 후에도 범인은 칼을 놓지 않았다. 

 

누가 봐도 의도된 공격이었고 목숨을 노린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 편에 선 일부 무지한 지지자들은 '자작극'이니 '1cm 자상인데 엄살'이라느니, 심지어 찌른게 칼이 아니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90만 구독자의 이봉규TV는 멀쩡하게 피묻은 칼을 보면서도 휴대폰으로 찔렀다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 목 근육 및 혈관도 (사진 출처=X)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아무리 선거 승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목숨 걸고 이런 테러를 자작으로 펼칠 집단이 어디 있을까.

 

수많은 영상을 통해 모자이크 없이 칼을 휘두르는게 아니라 찌르려는 장면이 생생하게 포착되었는데 이런 헛소리가 나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긴급 생방송을 통해 커터칼을 휘두른 박근혜 테러와 긴 칼을 찌른 이재명 테러는 완전히 다르다고 분석했다. 살해 의도가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의료계에 의하면 목을 찔리면 '경부열상(Stab Wound)'라는 진단명이 붙는데, 이 경우 외부 상처 크기는 중요치 않게 처리된다고 한다.

 

목에는 주요 혈관이 있기에 외상이 작더라도 출혈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게 우려되기 때문이다. 

 

응급 조치를 취해 출혈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이비인후과 혹은 두경부외과에서 전신마취를 하고 결찰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외상 크기에 연연하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일부 보수 언론의 주장은 참담하다. 

 

경찰은 범인이 묵비권을 주장한다며 자세한 사항은 오후 3시 30분 브리핑을 통해 밝히겠다고 알렸다.

 

지문 확인을 통해 신분은 금방 밝혀질 것이고 휴대폰 및 개인 정보를 추적, 분석하면 사건 발생 다섯시간만에 발표되는 브리핑에서도 확실한 윤곽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은 두말할 필요 없는 '테러'이며 '민주주의의 위협'이다. 

 

인간의 탈을 썼어도 인간같지 않은 이들이 많은 요즘이지만 적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

 

지금은 수술이 잘 끝나길 바라며 회복을 기원해야 할 때다. 이 대표의 쾌유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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