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암살자(들)’ 판단은 관객 몫…상상력·창작에 제약 없어야”

국힘, 허진호 감독·제작진 국감 증인 요구…민주당 “창작의 자유 침해” 반대
이재정 “영화 내용 점검하려 창작자 부르는 것, 여야 합의해도 허락 못 해”
최휘영 “명예훼손이라 느끼면 사법절차로”…배우 신변 위협 대응도 강조

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6-10-07 16:20:36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7 (사진=연합뉴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국회 국정감사장으로 옮겨붙었다. 국민의힘이 허진호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등 제작진을 국정감사 증인·참고인으로 불러 제작 경위와 연출 의도를 따져야 한다고 요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창작자를 국회로 불러 영화 내용을 추궁하는 것은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여부를 정부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장관은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의 창작 자유와 역사 왜곡의 한계를 묻자 “상상력과 창작에는 제약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영화 내용 자체가 역사 왜곡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과 관객이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사전검열이 금지된 상황에서 정부가 창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영화의 내용으로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정부의 개입보다 기존 사법절차를 이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장관은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법적 절차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영화 제작진을 국회로 불러야 하는지를 놓고 여야가 먼저 충돌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영화의 제작 경위와 편집 의도를 궁금해하는 국민이 많다며 허진호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등을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 역시 역사 왜곡 논란이 커진 만큼 제작진을 불러 영화가 왜 이런 내용으로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정면으로 반대했다.

노종면 의원은 영화에서 오히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로 보는 해석을 배제하려는 감독의 연출 의도가 읽힌다고 주장하며, 영화에 대한 판단은 관객마다 다를 수 있는데 창작자를 국회로 불러 추궁하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를 제기했다.

최민희 의원도 국정감사장이 사상을 검열하거나 문화예술의 창작 자유를 억압하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제작진 증인 채택에 반대했다.

민주당 소속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보다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영화 내용을 국감장에서 점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영화 내용을 점검하려고 창작자를 국회에 불러오는 것은 양당 간사가 합의하더라도 위원장이 허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이 요구한 허진호 감독 등 제작진의 증인·참고인 채택은 이뤄지지 않았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와 제작진을 향한 신변 위협 문제도 국감에서 다뤄졌다.

최 장관은 앞서 SNS를 통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자유지만 창작자에 대한 신변 위협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 문체부 장관이 개별 영화 논란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최 장관은 “창작의 결과물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에 대해서 문체부 장관이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겠느냐”고 반박했다.

최 장관은 자신의 SNS 글 역시 영화 내용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문화예술인 개인에 대한 신변 위협으로 논란이 번지는 상황을 우려해 예방·안전 조치를 마련하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암살자(들)’ 논란은 영화에 대한 평가를 넘어 제작진과 출연 배우를 대상으로 한 행동으로까지 확산됐다. 일부 단체는 영화 상영 중단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출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거나 광고 모델 활동과 관련해 업체에 계약 철회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에 영화계에서도 작품에 대한 비판과 창작자 개인을 향한 위협은 구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 장관은 이날 임오경 민주당 의원이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평을 묻자 문화정책을 담당하는 장관의 위치를 고려해 개인적인 평가는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다.

다만 창작과 표현의 자유에는 정치적 진영에 따른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질문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화에 대한 정치권의 해석과 별개로 이날 국감에서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도 보다 분명해졌다. 작품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는지 여부를 정부가 판단하거나 창작 내용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판단과 필요한 경우 사법절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영화에 대한 비판이 창작자와 배우 개인의 신변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번질 경우 문화정책을 담당하는 정부가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됐다.

결국 ‘암살자(들)’ 논란은 이날 국감을 통해 영화의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공방을 넘어 국회가 창작자를 불러 작품의 제작 의도를 추궁할 수 있는지, 정부는 창작물의 내용에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는지라는 표현의 자유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관객의 몫이라는 최 장관의 답변과 창작자를 국감장에 세우지 않겠다는 이재정 위원장의 입장이 나온 가운데, 정치권에서 시작된 ‘암살자(들)’ 논쟁이 앞으로 작품에 대한 비판의 범위와 창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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