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4-10-02 14:08:40
검찰이 2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최종적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사상 처음으로 한 사건에 대해 두 번의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를 거쳤지만 엇갈린 결론이 나오면서 일부 기소 권고를 뒤집고 불기소 처분한 첫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끝나지 않을 분위기다.
검찰의 이날 불기소 처분은 김 여사 수심위의 불기소 권고를 수용하고, 최 목사 수심위의 기소 권고는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다.
애초 수심위는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의 여파를 최소화하고 결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꺼내든 카드였다.
이 총장은 8월 23일 수사팀이 보고한 불기소 결론에 대해 "증거 판단과 법리 해석이 충실히 이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공정성을 제고하고 논란이 남지 않도록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직권으로 수심위 회부를 결정했다.
지난달 6일 열린 김 여사 수심위가 청탁금지법 위반 등 6가지 혐의를 모두 검토한 결과 14명 만장일치로 불기소를 권고하면서 애초 소집 의도대로 수사팀 결론에 힘이 실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공여자인 최재영 목사가 별도로 낸 수심위 소집 신청이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면서 검찰의 스텝도 꼬였다.
9월 24일 열린 최 목사 수심위에서는 갑론을박 끝에 15명 중 8명이 기소, 나머지 7명이 불기소 의견을 내면서 1표 차이로 기소 권고 결론이 나왔다.
사상 처음으로 한 사건에 대해 두 번의 수심위가 열린 데다 두 수심위가 엇갈린 권고를 하면서 검찰은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더라도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외통수에 몰렸다.
결국 검찰은 애초 수사팀의 결론대로 김 여사와 최 목사를 모두 불기소 처분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검찰로서는 김 여사에 대해 제기된 다른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처분에도 여론의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역대 수심위 17건 중에서 검찰이 수심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사건은 총 5건이지만, 앞선 4건은 모두 불기소 권고에도 기소를 강행한 사례였다.
기소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사례는 처음이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기소를 강력히 촉구해온 최 목사 측이 처분에 불복해 항고를 제기할 방침이라 법적 다툼도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7월 김 여사 대면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총장 패싱' 논란과 관련해 대검 감찰부가 진행 중인 진상 파악 결론에 따라 추가적인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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