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윤석열, 버티기는 자충수...내란수괴, 버틸수록 잡범된다 [데스크 칼럼]

등 뒤엔 배신의 칼날, 턱밑엔 특검의 포위망
‘방문조사’ 떼쓰기와 ‘영치금 동냥’으로 완성된 고립무원의 자화상

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07-15 15:30:10

▲ 내란수괴 윤석열 (샤진=연합뉴스)

한때 철옹성 같았던 윤석열의 방벽이 2025년 7월, 안팎에서 동시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법정에서는 가장 믿었던 측근들이 생존을 위해 등을 돌리며 ‘윤석열 지시’를 자백했고, 밖에서는 특검의 칼날이 아내 김건희의 턱밑까지 차오르며 구속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75억 원의 자산가가 ‘영치금이 없다’며 모금에 나선 희대의 희극은, 그를 향한 마지막 동정론마저 싸늘한 조롱으로 바꾸어 놓았다. 지금 윤석열은 사법적, 정치적, 그리고 인간적으로 완벽한 사면초가에 갇혔다.


무너진 방벽, “윤석열이 직접 지시했다”는 전방위적 배신


윤석열의 사법적 고립을 가속화한 것은 ‘믿었던 칼’들의 전방위적 배신이었다. 지난 7월 9일 12·3 비상계엄 사태로 재구속된 이후, 한때 충성을 맹세했던 이들은 자신들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일제히 수괴로 윤석열을 지목하는 ‘배신의 합창’을 시작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사건 초기, 계엄을 ‘우발 사태 대비 계획’의 일환으로 포장하며 윤석열의 책임을 최소화하려 했다. 그러나 구속 이후, 그는 “윤석열이 직접 ‘계엄 선포를 준비하고 실행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진술을 180도 뒤집었다. 군의 독자적 판단이 아닌 ‘윤석열의 명령’이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법률가로서의 양심보다 권력에 대한 충성을 앞세우는 듯했던 박성제 전 법무부 장관 역시 그 방패를 스스로 거뒀다. 그는 구속 이후, “윤석열이 ‘어떤 법을 적용해서라도 계엄을 선포할 방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실토하며 합법을 가장한 불법 내란을 윤석열이 직접 기획했음을 인정했다.


‘그림자 군단’으로 불렸던 김석환 전 경호처장, 내란의 ‘설계자’로 꼽히는 김태효 전 안보실장과 ‘실행자’ 조상호 전 방첩사령관의 자백은 결정타였다. 이들은 반대파 국무위원 격리, 주요 인사 체포 지시 등 계엄이 반대파 숙청을 목적으로 한 명백한 ‘친위 쿠데타’였음을 입증했다. 한때 ‘충신’을 자처했던 이들의 증언은 이제 윤석열의 법적 방어 논리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가장 날카로운 창이 되어 돌아왔다.

 

▲ 2025.4.11 윤석열과 김건희가 한남동 관저를 떠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턱밑의 칼날, 김건희 ‘구속 초읽기’와 75억 자산가의 ‘영치금 동냥’ 


윤석열의 위기는 그의 가장 아픈 고리인 ‘가족 리스크’가 현실화되며 정점을 찍었다. 특검은 7월 17일을 기점으로 재계 총수들을 줄줄이 소환하며 ‘집사 게이트’의 종착지가 김건희임을 분명히 했다. 법조계에서 김건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윤석열 측은 정치적으로 최악의 자충수를 뒀다. 7월 11일, 윤석열의 계엄으로 계몽됐다는 변호인 김계리가 "돈 한 푼 없이 들어가셨다"며 영치금 모금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75억 원에 달하는 재산 내역이 공개되자, 동정론은 순식간에 “후안무치하다”는 비판과 조롱으로 바뀌었다. 이 어설픈 시도는 스스로를 ‘정치적 순교자’가 아닌 ‘탐욕스러운 필부’로 전락시키며 그의 위신을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고립 자초하는 어리석은 '버티기'


가장 믿었던 측근들의 배신과 김건희의 목 밑까지 온 특검의 칼날, 그리고 스스로 자초한 정치적 조롱까지, 윤석열은 이제 그 어떤 퇴로도 찾기 힘든 완벽한 포위망에 갇혔다. 

 

이 완벽한 포위망 속에서 그가 택한 유일한 전략은 구치소에 틀어박혀 특검 조사를 거부하는 ‘버티기’다.

 

하지만 그의 버티기는 특검의 시계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다. 특검은 이미 차고 넘치는 증거로 그를 재판에 넘길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버티기는 자신의 혐의를 소명하고 방어할 유일한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행위다. 묵비권은 권리일 수 있으나,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재판에서 자신을 변호할 무기를 스스로 내던지는 명백한 ‘자충수’일 뿐이다.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근 성 안에서 그는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하지만 성벽은 이미 무너졌고, 역사의 심판은 머지않아 성문을 부수고 들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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