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미 기자
sstpnews@gmail.com | 2024-08-29 13:39:22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해직 교사 부당 특채 혐의로 교육감직 상실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으면서 임기를 2년가량 남기고 불명예 퇴진했다.
진보 학자였던 그는 2014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후보들의 분열 속에 '깜짝 당선'된 후 2018년과 2022년 내리 연임하며 '첫 3선 서울교육감'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진보 교육계의 표심을 원동력으로 10년가량 서울의 교육정책을 책임졌던 조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해직 교사를 특채한 문제로 교육감직에서 도중하차하게 됐다.
2014년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바로 서울시교육감 선거였다.
선거는 보수진영의 문용린 당시 교육감과 고승덕 변호사, 진보진영인 조희연 당시 성공회대 교수의 3파전 양상이었으나 조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0%대 지지율로 줄곧 3위였다.
1990년대 박원순 변호사와 함께 참여연대를 만들어 초대 사무처장을 지내는 등 시민단체를 이끌어 온 진보학자였지만, 다른 두 후보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상당히 낮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고승덕 후보의 딸이 선거 막판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리며 지지층이 이탈했다.
결국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표가 고승덕, 문용린 후보로 분산되면서 진보진영의 단일후보였던 조 교육감이 '역전승'을 이뤘다.
조 교육감은 2018년 치러진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도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나서 '사분오열'한 중도·보수진영 후보들을 모두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교육감 직선제 도입 후 서울교육감으로 처음 재선에 성공한 사례였다.
4년 뒤 치러진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도 보수진영의 단일화 실패 속에 진보진영 단일후보였던 조 교육감이 당선되는 양상이 재연됐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이 2018년 전교조 등 출신 해직 교사 5명을 부당하게 채용하도록 한 혐의로 2021년 12월 기소돼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3선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새 임기가 순탄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조 교육감은 해직 교사 부당 특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서 "교육계의 역사적 화해를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살면서 몇 번쯤은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로운 가치에 몸을 던져야 할 때가 있다"며 "해직 교사들이 다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한 당시 결정에 대해선 지금도 후회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실의 법정에서는 수용되지 않지만, 가치 있는 일을 위해 고통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며 "이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되는 시민으로서의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의 결정은 개인의 유불리와 관계없이 존중하고 따라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대법원 선고와 법률에 따라 서울시 교육감으로 재직한 10년의 역사를 마무리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교육청에서 마지막 업무를 보고 나왔다.
조 교육감의 마지막 기자회견 자리에는 본청 1층부터 정문까지 많은 교육청 직원들이 배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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