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사설 "尹 '명시적 사과 없었다' 비판…"추가 답변 준비 바람직"

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4-02-08 12:59:40

▲윤석열 대통령 KBS대담 화면 캡쳐 (사진=연합뉴스)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는 일제히 지난 7일밤 진행된 KBS의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에 대해 비판적인 사설을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내용·형식 미흡 尹 대담, ‘앞으로 조심’ 약속이라도 지켜야"라는 제호의 사설을 통해 "사과 보다는 해명 위주였다. 국민이 듣고 싶은 말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했다는 인상을 줬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형식이 적절했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질문자가 한 사람이라는 점도 짚었다.

 

이어 "대담 방송사인 KBS는 사장 인사권자가 대통령이다. 대담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이뤄졌다고 하기 힘들다"며 "두 시간 넘는 분량을 100분으로 편집했다고 한다. “사전에 각본을 짜고 사후 편집이 가능한 녹화 대담은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것”이라는 야당의 비판이 틀렸다고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틈 날 때마다 “국민 뜻을 받들겠다”고 했지만 지금 상황은 그 반대인 것 같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대통령실 건물을 소개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박장범 앵커 (사진=연합뉴스)

중앙일보는 "윤 대통령 명품백 해명, 국민 우려 해소엔 미흡했다"는 사설에서 "지난해 11월 유튜브 ‘서울의소리’가 명품백 수수 의혹을 제기한 이후 두 달 넘게 침묵을 지키던 윤 대통령이 이번에 입장을 표시한 건 만시지탄이나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자신의 공약을 번복하면서 제2부속실 설치 가능성을 거론한 대목도 눈에 띈다"는 칭찬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다만 윤 대통령의 해명이 대체로 솔직하긴 했지만, 국민들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기엔 미흡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윤 대통령은 명품백 수수에 대해 명확한 표현으로 유감과 사과를 전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 여사의 억울한 사정을 설명하는 데 더 비중을 두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언급했다.

 

중앙일보는 "김 여사가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더라도 부정적 민심을 고려하면 사과와 반성을 앞세우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며 "현재 논란의 백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설명도 없었다"는 점을 짚었다. 

 

또 "경호실의 허술한 보안 관리 문제도 언급이 빠졌다"면서 "앞으로 대통령실은 이런 부분에 대해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추가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녹화중 웃음 띈 두 사람 (사진=연합뉴스)

 

동아일보 역시 "尹대통령 신년 녹화대담, 내용도 형식도 ‘많이 아쉽다’"는 사설에서 조선중앙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동아일보는 "검찰에 26년 근무한 자신과 달리 김 여사가 “(내미는 선물을)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 좀 아쉬운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는 윤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이런 입장 표명은 명품 백 수수 동영상 공개 70여 일 만에 처음 나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설은 "윤 대통령은 “분명하고 단호한 처신”을 약속했지만 명시적인 사과를 애써 피한 이번 해명으로 동영상에서 시작된 국민적 의혹과 부정적 여론이 해소될지 의문"이라면서 "국가 최고지도자의 배우자가 보여준 공인의식 부재는 실망스러웠고, 대북 정책 등 국정에 관여하려는 듯한 발언 역시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말 사건이 처음 불거진 뒤 논란이 점점 커지는데도 ‘몰카 공작’이라는 반박만 내놨을 뿐 김 여사의 처신에 대해선 침묵했다"며 "이런 사후 대응 방식도 부정적 여론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는 "아쉽다거나 대통령 부부가 누군가에게 박절하게 대하는 게 어렵다는 말 정도로 넘어갈 문제는 아니지 않나"며 "국민이 듣고 싶거나 궁금해하는 것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밝히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만 주로 전달한 셈이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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