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3-06-24 19:28:13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체류를 마치고 24일 귀국했다.
이날 공항에는 지지자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NY(낙연) 너만 믿어' 등의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운집, '이낙연'을 연호했다.
한 친낙계 의원실은 이날 모인 지지자가 1천50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직후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를 시사하는 언급을 내놓았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후 미국으로 출국할 때 맸던 초록색 넥타이를 착용한 그는 강한 어조로 "모든 국정을 재정립하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도 잔뜩 쏟아냈다.
'못다 한 책임'을 언급하며 자신의 정치적 무게감과 존재감을 부각하는 동시에 현 정부에 대해 선명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친낙(친이낙연)계를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가 지속적으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해왔다는 점에서 그가 당내 비주류 규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가 이날 거론한 '책임'이 당의 대선 패배로 인한 정권 교체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진 것에 대한 책임까지 의미한다는 취지다.
다만, 그가 당분간 당내 상황에 대한 직접적이거나 자극적인 발언은 자제할 것이라는 게 친낙계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재명 흔들기'로 비칠 수 있는 행보나 메시지는 오히려 고질적인 당내 계파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내년 총선을 '이재명 체제'로는 치르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당 안팎에 고조되면 자연스레 이 전 대표의 역할론에 한층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예상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당장은 당내 이슈에 대해선 발언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멀지 않아 역할을 할 때가 분명히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항에 나온 친낙계 의원들은 이러한 '이낙연 역할론'에 대한 군불 때기에도 나선 모습이다.
윤영찬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못다 한 책임' 언급에 대해 "본인을 응원했던 많은 분께 본인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미안함과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암시"라고 설명했다.
설훈 의원은 "기다리면서 당내에서 자신이 할 역할을 논의하면서 보게 될 것 같다"며 "당이 위기에 처하면 몸을 던져 당을 구해내겠다는 취지라고 볼 수도 있다"고 답했다.
김철민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총선에서 역할을 해주시는 것이 민주당에서 받은 혜택의 보답"이라며 "당이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는 방안과 대안,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공항에는 이개호·한병도·박영순·이병훈 의원등 현직 의원과 신경민·최성 등 전직의원들이 나와 이 전 대표의 귀국을 반겼다.
이 전대표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내달부터 전국 순회강연을 하면서 활발하게 정치적 메시지 발신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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