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점집 수첩에 "계엄 메모"...무속인이 계엄 설계

정보사령관 수첩...스모킹건 되나
尹 올해 운 트여, 놓치면 안 돼”…김용현에 조언
“정치인, 수거 대상” “北 공격 유도”

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4-12-23 12:26:56

▲ '계엄모의' 수첩 발견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안산 점집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자신의 수첩에 ‘국회 봉쇄’ ‘정치인·언론인 등은 수거 대상’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의 문구를 적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최근 노씨의 신당에서 비상계엄 계획이 구체적으로 담긴 수첩을 확보하기도 했다. 수첩에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군부대가 향할 목표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 전 사령관이 2차에 걸친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 당시 갖고 있던 정보사 ‘수사2단’ 관련 인사발령 문서도 확보했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수사 의혹을 수사할 별도의 조직을 꾸리려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 전 사령관의 계엄 수첩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첩에 국회 봉쇄라는 표현이 있고, 정치인·언론인·종교인·노조·판사·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표현했다”며 “이들에 대한 수용 및 처리 방법에 대한 내용도 적혀있다”고 말했다. 

 

수첩에는 이와 관련해 실명이 거론된 명단도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거 대상이 체포 대상으로 해석되며, 수용 및 처리 방법도 수첩에 함께 언급돼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수첩에는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경찰은 이 내용이 실제 실행 계획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기록 차원에서 작성된 것인지에 대해 추가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은 60~70페이지로, 성인 손바닥만한 크기라고 한다. 수첩에는 계엄 관련 메모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수첩에 사살이라는 표현이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다른 표현은 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이 지난 1일과 3일 두 차례에 걸친 햄버거 회동에서 자신이 지휘하는 별도의 수사단을 꾸리려 한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햄버거 회동은 노 전 사령관이 중심이 돼서 계엄사령부가 차려지면 별도의 수사2단을 만드는 모임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정상적으로 계엄이 이뤄졌다면 합동수사본부를 꾸려야하는데, 이와 별개로 (노 전 사령관이) 직접 운영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수사2단을) 꾸렸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사와 국방부 조사본부를 중심으로 한 수사2단은 부정선거 의혹 규명을 위한 선관위 서버 확보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2단 조직을 위한 인사발령 문서 및 행정 사항이 적힌 문서 등 2건의 관련 문건도 확보했다. 이는 정부가 생산한 공식 문서로, 김 전 장관이 계엄령 선포 이후 노 전 사령관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수사2단의 구체적인 조직과 편제까지 확인했다. 3개의 부를 담당하는 형태인데, 단장부터 부대원까지 총 60여명이 인사 발령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에는 내란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된 군 관계자 15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이  계엄 두세 달 전쯤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운이 트이니까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선일보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경찰조사에서 “윤 대통령 사주팔자·관상을 근거로 조언했다”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김 전 장관은 올해 비상계엄 선포에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노씨가 ‘윤 대통령의 운’을 이유로 지난 3일을 ‘거사일’로 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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