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04-18 12:22:28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 사이에서 18일 윤석열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윤석열이 파면에 대한 승복 없이 지지층 결집용 메시지를 잇달아 내고, 특히 전날 윤석열의 변호인단이 그의 이름을 따온 신당 창당을 추진하려다 보류된 것이 기폭제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앞서 윤석열 탄핵심판 변호인단이 17일 '윤어게인' 신당 창당을 추진하다 보류했다.
김계리·배의철 변호사는 이날 오후 변호인단 소속 변호사 5명이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윤 어게인’ 신당 창당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가 4시간여 만에 일정을 취소했다.
이들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 신당 제안이 대통령 의중이나 뜻 혹은 영향력 행사 등에 대한 여러 오해를 낳을 수 있어 기자회견으로 이를 공식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힘으로부터의 압박이 오늘 하루 빗발쳤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이 "지금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때”라며 기자회견을 만류했다고도 전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대로면 대선은 필패다. 전직 대통령을 방어하는 정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윤석열을 향해 탈당을 공개 촉구했다.
탄핵에 대한 찬성 여론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윤석열과의 관계 정리 없이 중도 외연 확장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앞서 유정복 후보도 "이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잊자"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이날도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을 붙들고 간다? (대선은) 필패"라고 말했다.
양향자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새로운 보수의 길을 가려면 극우와의 '절연'이 필수"라며 "후보들이 윤석열의 지지세를 등에 업으려고 '구걸 전략'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은) 우리 당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해줬다. 물론 3년 동안 정치를 잘못해서 탄핵은 됐지만, (탈당 요구로) 시체에 또 난도질하는 그런 짓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는 안 후보의 탈당 요구에 대해 "대선 경선을 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의 거취는 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돼야지, 인위적으로 하면 한쪽이 떨어져 나갈 우려가 있다"며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윤재옥 당 대선준비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나 시각에 맞지 않아서 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민 원내대변인도 "윤 전 대통령은 지금 내란죄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하고 계신다"면서 "신당 창당은 젊은 지지자들 위주로 의견을 표출할 수는 있지만 현실로 진행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해프닝으로 그쳤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신당 창당 논의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지금 단계에서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강하게 나왔다.
정광재 대변인은 YTN 라디오에 나와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정당을 만들어서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는 것은 우리 정당 지지자들로서는 좋게 볼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태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윤 전 대통령께서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게 전생에 무슨 신세를 졌길래 수많은 헌신과 희생 속에서 만들어진 이 정권을 통째로 갖다 바치는 것도 모자라서 신당까지 만들어서 조기 대선 정국에서 보수의 분열을 획책하나"라고 비판했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