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동문, "폭력행위" 대통령실 경호처 고발

"윤석열 대통령도 묵인·방조한 죄 밝히겠다"
"물리력 동원해 직단폭행"심각한 폭력 행위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폭행감금죄로 고발

김현정 기자

minerva8do.ob8@gmail.com | 2024-02-20 11:49:17

 

▲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수본 수사본부를 방문하는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동문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하다 강제 퇴장당한 사건과 관련해 동문들이 20일 대통령경호처를 고발했다.

 

카이스트 동문들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경호처장과 직원 등을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폭행·감금죄 등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발에는 카이스트 동문 2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대통령실 경호처장 및 경호원에게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대통령경호법) 위반, 불법체포, 불법감금 및 폭행 혐의가 있다고 봤다. 이들은 "경호처 직원들은 말로 항의한 졸업생의 입을 막고 끌고 나가 체포했다"며 "신체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 심각한 폭력행위"라고 호소했다.

 

고발대리인인 김동아 변호사는 "민주주의국가라면 대통령의 정책에 항의하고 소리치는 것은 당연한 국민의 권리"라며 "피해자가 대통령을 위해할 어떤 의사나 도구도 없이 단지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항의하기 위해 잠시 소리친 데 대해 국가 권력을 동원해 과도하게 제압한 국가 폭력 사건이다. 끝까지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주시형(카이스트 산업경영학과 96학번 졸업생)씨는 "강성희 진보당 국회의원이 행사에서 끌려나간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들의 유사한 폭력이 반복됐다"며 "경호처 직원은 물론이고 경호처장과 대통령이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것은 아닌지 법에 따라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 있던 최고 책임자로서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관계자를 문책하며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이들은 '대통령실 경호처 경호처장 및 폭력행위자'에 대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카이스트 대학원생인권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카이스트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수, 직원 등 총 4456명이 연대 서명에 이름을 올렸다.

  

▲16일 카이스트 2024학위수여식에서 저지당하는 졸업생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지난 16일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선 축사 중이던 윤 대통령에게 R&D 예산 삭감을 항의한 졸업생이 대통령실 경호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간 사건이 발생했다. 경호원들은 해당 학생의 입을 막고 팔다리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 퇴장당한 학생은 카이스트 대학원을 졸업한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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