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6-04-09 10:00:05
6·3 지방선거를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사실상 후보 개인의 경선 불만을 표출하는 공개 충돌의 장으로 변했다. 지도부가 지방선거 승리를 강조하는 시점에 최고위원들이 각자 자신의 공천 문제를 회의석상에서 공개 제기하면서 당내 기강 해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9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경북도지사 경선 경쟁자인 이철우 지사를 겨냥해 사법 리스크와 건강 문제를 거론하며 공천 부적격론을 제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지사의 검찰 송치 가능성과 선거법 위반 논란을 언급하며 “본선에 진출할 경우 민주당의 집중 공세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 공식 회의에서 특정 후보를 직접 겨냥한 발언이 이어지자 회의장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송언석 원내대표와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공개 발언 도중 자리를 떠났다. 최고위원 신분을 유지한 채 지방선거 경선에 나선 김 최고위원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는 평가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경기지사 공천 절차를 강하게 비판했다. 양 최고위원은 공천관리위원회의 추가 공모 방침을 두고 “전략이 아니라 엽기”라며 “기존 신청자의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상적인 선거를 하자”며 지도부 결정 과정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추가 공모 이후 새로운 후보군이 거론되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기존 신청자를 사실상 배제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양 최고위원은 자신이 반도체 전문가이자 삼성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다시 찾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공개 충돌이 이어지자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공천 신청 즉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출마 최고위원이 최고위 발언권을 개인 경선에 활용하는 상황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자성이다.
장동혁 대표도 “공천 과정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더라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절제와 희생이 필요하다”고 공개 경고했다. 그러나 최고위원들이 지도부 앞에서 공개적으로 공천 불만을 쏟아낸 장면 자체가 이미 당의 내부 균열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많다.
당 안팎에서는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도 후보 정리보다 내부 갈등이 먼저 노출되면서 중도층에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팀 구성이 시급한 시점에 지도부 회의마저 ‘내 경선 챙기기’ 무대로 변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의 선거 준비 태세 전반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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