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4-02-29 11:42:11
'말 조심'하라며 당직자와 후보들에게 문자를 보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작 자신의 표현에는 수위를 더욱 높여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위원장은 29일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공천 갈등에 대해 “‘조국 신당’에서 조국 이름 넣겠다고 고집하듯, 순도 100% 이재명 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저게 무슨 민주당인가. 이재명 대표 이름 넣어서 ‘재명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다.
약 24분가량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위원장은 ‘이재명’ 이름을 15차례 언급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공천 컷오프는 잠재적 당권 경쟁자를 숙청하는 거로 보인다”며 “개인을 위한 숙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이 현직 검사 신분을 유지한 채 민주당에서 출마한 것을 두고 “가점을 20% 준다고 한다. 저는 생각도 못 했다”며 “진짜 검사당은 ‘이재명당’ 같다”고 비꼬았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도 “실제로는 이 대표 혼자 보고 (후보들을) 쳐내고 박아놓고 있다”며 “정필모 선거관리위원장,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 안규백 전략공천위원장 등 감투가 많으면 좀 덜 창피하나. 덜 음험해 보이나”라고 되물었다.
민주당의 ‘쌍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연기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 “진짜 엿장수 마음대로 아닌가. 이유도 설명도 없다. 머리 굴리는 소리만 들리는 거 아니냐”며 “기분 따라서, 그냥 ‘우리 마음대로 하는데 너희들이 어쩔 건데’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쌍특검 재투표를 의식하며 현역 의원 컷오프를 미루어왔다는 의심을 받는 국민의힘으로서는 표결 연기가 뼈아플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갈수록 독해지는 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당내에서는 “사이다”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위원장은 취임 초반인 지난달 2일 이 대표 피습 사건 직후에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일정을 최소화하고 이 대표 직접 비판을 자제했다.
또 한 위원장은 13일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이나 말실수가 나오고, 국민께서 실망하시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전 당원에 언행 주의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당 대표 역할을 맡고 있는 자신의 거칠어진 입은 단속하지 못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