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소장
eyleeee@hanmail.net | 2023-10-26 14:00:18
10월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 17.15%P의 큰 격차로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당선됐다. 그런데 보궐선거가 끝난 후 나온 여론조사 지표 들이 심상치 않다.
10월 2∼3주 사이에 있었던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서 29.2%로 20%대 수치가 나타났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 토마토에 의뢰해 10월 14일, 15일 조사한 결과로 지난주 조사와 비교할 때 대통령 지지율 긍정 평가가 33.9%에서 4.7%P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61.3%에서 65.8%로 4.5%P 상승했다.
그 이후 나온 몇 개의 조사를 보면 크게 3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의 지지율보다 낮다. 둘째, 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더 높다. 셋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다시 60%를 넘어섰다.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하락해 30% 초반대까지 내려간 조사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10·11 보궐선거 이후 대통령실과 여당의 수습 방안이 국민들 보기에 미흡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흐름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은 늘 옳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국정 운영에 어떤 과오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이야기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소통을 강화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해법을 내놨지만, 당내 비주류를 끌어안지 못할 뿐 아니라 제1야당 대표와 만날 생각을 안 하는 옹졸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보다 낮은 흐름을 보인다는 것은 여당 내에서 언제든지 대통령을 향해 떠나 달라고 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통령이 총선을 앞둔 여당의 행보에 짐이 된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여당의 핵심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 경북지역에서 부정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것은 ‘보수에서부터 손절이 시작’되었음을 뜻한다.
더구나 최근에 50% 중반대로 내려온 대통령 부정평가가 다시 6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는 것은 국민들의 분노 표심이 자극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매우 부정적인 시그널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의 가장 큰 특징은 핵심 지지층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정치 입문부터 대선후보, 대통령이 되기까지 너무 짧은 기간에 속성으로 정치인이 되다 보니 자기 지지기반을 다질 시간을 갖지 못했다.
이런 지지율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윤 대통령은 집요하게 이념 정체성 논쟁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채상병 사망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 오히려 보수층을 이탈시키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보수층을 결집시킬 소재로는 안보 리스크를 꼽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지전 발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 같다.
하지만 탄핵 전 박근혜 대통령과 가장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정치적 리스크는 바로 ‘보수의 분열’이다.
윤 대통령보다 더 단단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었던 박근혜 씨가 탄핵에 이르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총선을 앞두고 승리가 보장된 영남권에서 비박계가 아닌 친박 인사들을 확실하게 공천해 퇴임 후를 보장하려는 시나리오 때문이었다.
강하면 부러진다. TK를 제외한 전 지역, 특히 수도권에서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결국 1석 차이로 1당을 놓치게 된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너무나 닮았다. 대통령실에서도 안정적 의석 확보가 보장되는 영남권에 자기 사람들을 공천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최근 보수의 분열을 염두에 둔 흥미로운 여론조사가 발표되었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0월 21일부터 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유승민·이준석 신당'이 창당할 경우 응답자의 17.7%가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윤석열 신당’은 14.2%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각각의 신당과 국민의힘을 함께 보기 문항에 넣고 조사한 특징 때문에 참고 자료로만 봐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보수가 분열되었을 때 1당은 민주당이 된다는 점이다.
한편, 민주당 1당 가정하에서도 호남과 20·30세대가 ‘유승민·이준석 신당’으로 이동한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다음 주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기구 들을 띄울 것이다. 공룡이 된 민주당이 국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선 좀 더 기민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