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05-16 12:03:02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이 김문수 후보의 부탁을 받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로 갈 예정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홍준표 전 시장이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도록 김대식 국회의원을 보내 설득할 계획을 세웠다. 김대식 의원은 홍준표 전 시장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이르면 오는 18일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특사'인 셈이다.
15일 김 의원은 "김 후보가 홍 전 시장을 설득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후보의 진정성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오는 18일 미국에 간다"고 밝혔다. 그는 "가서 논의해 봐야 한다"면서도 "홍 전 시장이 귀국하지 않더라도 SNS 등을 통해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등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은 16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 게시물 댓글로 "오지 말라고 했다"라며 "(김)문수 형은 안타깝지만, 그 당은 이미 탈당했다"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래도 이 당에서 행복할 때가 DJ, 노무현 정권 시절 저격수 노릇 할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저격수 노릇이 정치의 전부인 양 착각하고, 자고 일어나면 '오늘은 무엇으로 저들에게 타격을 줄까'만 생각하면서 당의 전위대 노릇을 자처할 때"라고 회고했다.
그는 "나는 그게 내 역할인 양 착각"했다며 "그런데 이 당은 언제나 '들일'하러 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면 안방은 일 안 하고 빈둥거리던 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라고 직격했다. "결국 그런 속성이 있는 당이란 걸 알고도 혼자 속앓이하면서 지낸 세월이 20년"이라며 "정통 보수주의는 이회창 총재가 정계 은퇴하면서 끝난 당이었는데, 그간 사이비 보수들이 모여서 온갖 미사여구로 정통 보수주의를 참칭하고 국민들의 눈을 가린 그런 세월이었다"라고도 꼬집었다.
홍준표 전 시장은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르고 노년층들만 상대로 국민의힘이라고 떠들고 있다"라며 "이번 대선이 끝나면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는 기존 판을 갈아업(엎)고, 새 판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영국의 기득권층 대변자였던 토리당이 몰락하고 보수당이 새롭게 등장했듯이, 판이 바뀌지 않고는 더 이상 한국 보수 진영은 살아날 길이 없다"라며 영국의 양당제를 주도했던 정당이 교체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하와이에서 페이스북과 커뮤니티 등을 통해 "그 당이 내게 베풀어 준 건 없다", "두 번 탄핵당한 당과는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 "다급하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이젠 정나미가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 "국민의 짐이 되어버렸다. 당원들만 불쌍하게 됐다"고 하는 등 연일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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