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단체 '리박스쿨' 김문수와 국힘 가담했나...'김문수 찬양' '이재명 비방' 조직적 댓글

리박스쿨 댓글팀 '자손군', 김문수와 2018년 부터 인연
- 자손군 학부모단체, 조정훈 국힘 의원 통해 김문수 지지 기자회견
- 늘봄학교 강사 지원 위한 자격증 무상 발급...초등생 극우 역사 교육 우려

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06-01 11:54:48

▲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국회 정문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댓글공작과 관련해 국정조사 및 특검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18.4.15 (사진=연합뉴스)

 

극우단체 '리박스쿨'이 '자손군'(댓글로 나라는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 이라는 댓글팀을 통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찬양하는 댓글을 작성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는 비방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한 정황이 뉴스타파를 통해 확인된 가운데 관련 의혹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리박스쿨이 과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인연을 맺어 온 단체인데다 지난달에는 '자손군' 인사들이 주축이 된 학부모단체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국회에서 김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한 만큼 국민의힘과 관련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전광훈 목사의 며느리가 리박스쿨의 강사로 활동한 것이 밝혀지면서 리박스쿨이 '자손군'에게 초등학교 방과 후 과정인 늘봄학교의 강사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증을 무상으로 발급해 준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전 목사의 며느리는 해당 자격증 교육 과정의 강사로 극우 기반 역사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의 중점사업으로 결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극우 역사 교육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한 셈인 것이다.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전광훈 목사 (사진=연합뉴스)

 

30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리박스쿨은 이승만과 박정희를 지지하는 역사교육 단체지만 실제로는 댓글로 여론 조작을 하고 있으며 김문수 후보와도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댓글 작성 방향에 대해 "지금 우리는 이준석하고 이재명을 다 까야 된다"면서 김문수 후보에 대해 "정직 청렴하고 유능한 김문수 후보 어깨 위에 윤어게인의 별이 내려 앉았다라고 쓰면 된다"고 말하는 녹취도 공개됐다.

손 대표는 뉴스타파 기자에게 "김문수 후보가 예전에 이 사무실에 온 적 있고 이곳에서 무얼 하는지도 알고 있다"며 "그분이 경기도지사 그만두시고 오랫동안 우리랑 시민운동을 같이 했다. 내가 누군지도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을 뒷받침할 만한 일례로 지난 2018년 손 대표가 이끄는 프리덤칼리지장학회가 게재한 정치교실 수강생 공고에는 김문수 후보가 '정치인의 길'이라는 주제 강사로 포함되어 있다.  

 

▲ 서울 마포구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 탄핵 표결 불참을 비난하는 근조화환이 배달돼 있다. 2024.12.10 (사진=연합뉴스)
또, 뉴스타파는 손 대표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학부모 시민단체 연대의 김문수 후보 지지 기자회견도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학부모 단체로 참석한 11명 중 5명은 '자손군' 댓글팀 소속이었다. 손 대표는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기자회견을 성사시킨다.

뿐만 아니라 리박스쿨 손 대표는 '자손군' 댓글팀에게 '창의체험활동지도사 1급' 자격증을 무료로 발급해 준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자격증이 있으면 초등학교 방과후 과정인 늘봄학교 강사 지원이 가능하다.

늘봄학교는 기존의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통합한 제도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전국 초등학교 6,185곳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전국 모든 초등학생이 대상이다.

리박스쿨이 이승만과 박정희를 추앙하는 단체인 만큼 이곳에서 배출된 강사들이 초등학생들에게 편향된 역사 교육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실제로 자격증 취득을 위한 온라인 교육 중 '계기교육과 한국사'라는 과목의 강연자는 '자손군' 단장 출신이다. 그는 제주 4·3 사건을 '북한 정권 수립을 위한 지하 선거 지원 조직, 남로당이 벌인 일'로 설명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공산화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묘사했다.
 ▲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 정준호 부단장과 의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리박스쿨'에 항의방문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5.5.31 (사진=연합뉴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리박스쿨과 무슨 관계인지 국민 앞에 이실직고 하라"고 밝혔다.

신현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리박스쿨 게이트'를 파면 팔수록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 전광훈 목사가 고구마줄기처럼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김문수 후보는 계속 발뺌할 작정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 대변인은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작년 6월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에 위촉돼 활동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우정직에만 40년간 몸담았던 손 대표가 어떻게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이 될 수 있었는가"라며 "윤석열 내란 정권과 리박스쿨의 음습한 관계, 극우 강사들이 늘봄학교에 침투해 우리 아이들에게 극우 사상과 왜곡된 역사를 주입하도록 만든 배후를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리박스쿨에 자신의 며느리 양메리 씨가 강사로 있었던 전광훈 목사는 물론이고 늘봄학교 확대를 공약한 김문수 후보 역시 리박스쿨 게이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우리 아이들의 머릿속에 극우의 독을 주입해온 내란 세력들의 파렴치한 정치 공작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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