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윤석열, 국회 월담 의원 전원 체포 지시”… 특검 핵심 증언 확보

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12-02 11:40:52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지호 경찰청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4.16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이 국회로 진입하려 담장을 넘던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다 잡아라, 체포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경찰청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윤석열이 앞선 재판에서 “국회 봉쇄는 없었다”, “월담은 쇼였다”고 주장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증언이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 심리로 열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재판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은 “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과 비화폰으로 6차례 통화했고, 월담 의원들을 체포하라는 명확한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조 청장은 “첫 지시는 ‘국회를 통제하라’였다.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월담하는 의원들 다 잡아라, 체포해라’라고 지시했다”며 “그 워딩은 분명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이지만, 나는 그 지시를 무시했다. 요즘 말로 ‘씹었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국회 주변을 전면 통제했고,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러 의원은 국회로 들어가기 위해 실제로 담장을 넘는 장면이 촬영됐다.

윤석열은 그러나 지난 4월 자신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공판에서 “국회 봉쇄는 난센스였다. 누구든 들어갈 수 있는데 민주당 대표가 쇼를 하며 담을 넘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 청장의 증언대로라면, 윤석열은 월담 의원 체포를 지시해놓고 법정에서는 국회 봉쇄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셈이다.

또 조 청장은 계엄 선포 직전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의 연락을 받고 삼청동 안가로 이동했으며, 그곳에서 윤석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이 직접 ‘비상계엄을 하겠다’고 말했고, 김용현 장관으로부터 ‘2200 국회, 2300 민주당사’ 등 시간표가 적힌 A4 문건을 전달받았다”고 증언했다.

특검팀은 조 청장의 법정 진술이 윤석열의 헌정파괴 의도와 국회 봉쇄 지시를 직접적으로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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