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구 징역 1년 6개월 확정…‘사후 계엄선포문’ 작성·파쇄 책임 인정

계엄 해제 뒤 만든 문서에 12월 3일 날짜…대법, 피고인·특검 상고 모두 기각
한덕수 폐기 요청·윤석열 승인 경위 담겨…허위공문서 행사 혐의는 무죄 유지

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6-10-28 08:30:33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이 해제된 뒤 계엄 선포문 표지를 만들어 서명을 받고 이를 파쇄한 강의구 전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계엄 선포 당시 갖추지 못한 문서상 절차를 사후에 메우려 한 행위와, 그렇게 만든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없앤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이 인정됐다.

대법원 1부는 27일 허위공문서 작성과 공용서류 손상,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실장과 특별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주심은 천대엽 대법관이다.

대법원이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강 전 실장은 2024년 12월 6일 ‘비상계엄 선포’라는 제목의 표지를 작성했다. 표지에는 ‘2024. 12. 3. 22:00부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문구와 함께 작성일자를 ‘2024. 12. 3.’으로 적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의 서명란을 뒀다.

헌법 제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를 문서로 하고, 그 문서에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12·3 계엄 선포는 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미리 부서한 대통령 명의 문서에 의해 이뤄지지 않았다.

강 전 실장은 계엄 해제 당일인 12월 4일 민정수석비서관에게서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에는 문서가 필요한데 관련 문서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이후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에게 자료가 있는지 물어, 계엄 선포 전 전달됐던 선포문 한 장을 받았다.

강 전 실장은 이 선포문 앞에 새로 만든 표지를 붙였다. 12월 6일 총리 공관과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한 전 총리와 김용현 전 장관의 서명을 받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튿날 대통령실에서 최종 서명했다.

법원이 허위로 인정한 부분은 계엄 선포 전에 총리와 국방부 장관이 부서한 문서가 존재했던 것처럼 작성했다는 점이다. 실제 작성과 서명은 계엄 해제 뒤에 이뤄졌지만 문서는 계엄 당일에 절차를 갖춘 것처럼 표시됐다.

문서를 없애는 과정에도 한 전 총리와 윤 전 대통령이 등장한다. 보도자료에 적시된 유죄 부분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12월 8일 강 전 실장에게 사후에 문서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폐기를 요청했다.

강 전 실장은 12월 10일께 대통령 관저에서 이 말을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윤 전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뒤 부속실장실에 보관하던 문서를 세단기에 넣어 파쇄했다.

법원은 해당 문서가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해 생산된 대통령기록물이자 대통령실에서 사용하는 공용서류라고 판단했다. 생산현황 통보나 이관 절차를 아직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이 대통령기록물의 성격을 없애지는 않는다고 봤다.

다만 기소된 내용이 모두 유죄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가운데 문서가 정상적인 계엄 건의와 국무회의 심의까지 거친 것처럼 표시했다는 부분에 대한 이유무죄 판단도 유지했다. 문서에 나타나지 않은 내용까지 허위 기재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허위로 작성한 문서를 ‘행사’했다는 별도 혐의 역시 무죄가 유지됐다. 강 전 실장이 자신의 사무실인 부속실에 문서를 보관한 것만으로는 허위공문서 행사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문서를 만든 행위와 외부에 사용한 행위의 성립 요건을 나눠 본 것이다.

강 전 실장이 주장한 내란특검법상 형의 필요적 감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전 총리의 검찰 진술로 해당 문서에 관한 수사가 시작됐다는 사정 등을 들어 감면 대상이 아니라고 본 원심 판단을 대법원이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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