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11-04 11:25:19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비우고 상복 차림으로 로텐더홀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전날 조은석 특검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한 항의였다. 그러나 대통령이 ‘AI시대의 첫 예산’을 설명하는 사이, 야당은 “이제 전쟁”을 외치며 정쟁의 벽을 다시 높였다.
추경호 의원은 이날 “불체포 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며 “특검 수사가 민주당의 주문에 맞춘 꿰맞추기 작업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접근이 의심스럽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특검은 “공모 관계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고 시정연설 보이콧을 공식 결정했다. 의원들은 검은 양복·넥타이·마스크를 착용한 채 ‘정치탄압 규탄’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장동혁 대표는 “이제 전쟁이다.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릴 때가 왔다”며 “이번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야당을 내란 세력으로 몰아 해산시키려는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정신 차려라”, “의장이 뭐 하는 거냐”고 고성을 질렀고, 대통령에게는 “재판받으라”, "범죄자 왔다" 등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고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잠시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민주당 의석은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지만, 전체 의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야당석은 텅 비어 있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이 낸 728조 원의 예산,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며 AI·국방·복지 예산을 핵심으로 한 ‘AI시대 예산’을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은 상복을 입고 시정연설을 보이콧하며 국민의 대표로서 민생 논의의 책무 대신 정치투쟁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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